신라젠의 새로운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기술 'GEEV(Genetically Engineered Enveloped Vaccinia)'를 적용한 후보물질들의 전임상이 조기 완료됐다.
14일 업계와 신라젠 등에 따르면 이번 전임상에서는 목표한 수치를 넘어서는 결과가 도출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임상은 서울대 의대에서 다양한 암종의 이종이식 동물모델을 통해 'SJ-600' 후보물질군(시리즈)의 항암 효능을 평가했다. 올 하반기 연구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GEEV는 항암바이러스를 공격하는 선천면역을 회피할 수 있는 기술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백시니아 바이러스 기반의 GEEV는 혈중 항바이러스 물질을 저해하는 단백질을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발현한다. 이를 통해 정맥으로 투여해도 항암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다. 정맥투여는 약물을 전신으로 빠르게 전달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항암바이러스는 정맥투여 시 종양까지 이동하는 동안 혈액 내 항바이러스 물질에 의해 대부분 제거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GEEV는 더 많은 항암바이러스가 종양에 도달해, 높은 항암 효능을 발휘하도록 한다. 항암바이러스의 투여량을 감소시켜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GEEV는 항암 효능을 상승시킬 수 있는 복수의 치료 유전자를 탑재할 수 있고, 항암제 활성화 효소와 각종 면역 조절인자를 발현하도록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신라젠 측은 GEEV를 적용한 항암바이러스는 종양 내 투여가 불가능한 심부의 암종 및 다양한 고형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SJ-600 시리즈가 동물 임상에서 정맥투여로 높은 효능을 보인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결과에 대한 논문을 작성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공식적인 자료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5월 새로운 최대주주로 엠투엔을 맞은 이후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2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가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종료일은 내달 18일이다. 신라젠은 종료 예정일 15영업일 이내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개선계획 이행 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확인서 등을 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거래소는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이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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