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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전장사업, 글로벌 질주…올해 수주 잔고만 65兆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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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글로벌 전장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전기차 파워트레인), ZKW(차량용 조명 시스템) 등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LG전자의 전장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미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선 시장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고, 전기차 등 미래차 분야에도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장사업 흑자전환 성공
LG전자는 올해 2분기 전장사업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5년 4분기 이후 26분기 만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이 완화됐고, 효과적인 공급망 관리를 기반으로 추가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VS본부의 2분기 매출은 2조원 이상으로 전해졌다. 이 실적이 확정되면 VS본부가 2013년 출범한 후 최대 분기 실적이 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업체들과 다수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협업하고 있다”며 “3분기 역시 흑자 기조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이 급성장한 배경엔 오랜 기간 가전 사업을 영위하면서 축적한 공급망관리(SCM) 노하우가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공급망 곳곳이 붕괴하면서 LG전자의 강점이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거래처로부터 SCM 역량을 인정받으면서 수주도 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올 상반기 총 8조원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유럽 완성차 업체의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일본 메이저 완성차 업체의 5세대(5G) 이동통신 고성능 텔레매틱스 등을 만들기로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말 전장 수주 누적 잔고가 65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텔레매틱스(차량 무선 인터넷 기술)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35.2%에 달했다. 2위인 콘티넨털(25.3%)과의 격차가 상당하다.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시장에서도 지난해부터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ZKW는 자동차용 핵심 조명 부품인 헤드램프 분야에서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전기차 시장 공략 위해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자국에서 판매할 신차의 50%를 친환경 전기차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에 따르면 올해 1월 한 달 전기차 판매량 기준으로 미국은 중국(35만 대), 유럽(12만 대)에 이어 6만 대의 전기차가 팔린 3대 전기차 시장이다.

LG마그나는 지난 4월 멕시코 코아우일라주 라모스 아리즈페에서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 착공식을 했다. 이 회사는 연면적 2만5000㎡ 규모의 생산공장을 2023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할 구동모터, 인버터 등 핵심 부품을 생산한다. 이 공장은 지난해 7월 LG전자와 마그나가 합작법인을 설립한 후 처음 구축하는 해외 공장이다.

기존 생산 라인 역량 강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LG마그나는 중국 난징 생산법인이 산업은행 상하이지사로부터 빌린 1016억원에 대한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채무보증 기간은 2027년까지고 금액 규모는 자기자본의 13%가량이다. 난징법인의 설비투자를 위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LG마그나에 채무보증을 요청했다는 게 난징법인의 설명이다. 현재 난징법인은 전기차용 구동모터, 인버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설비 투자가 마무리되면 전장 부품의 생산량이 늘어난다.

LG마그나가 시설투자를 서두르는 것은 전기차용 부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이달 8일 유럽연합(EU)의 의결기관인 유럽의회는 내연기관 신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100% 줄이는 안을 통과시켰다. 사실상 2035년부터 EU 27개 회원국에서 내연기관 신차 판매가 금지된다는 의미다.
○5G 시대에 대응
미래 기술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LG전자는 2016년 인텔과 손잡고 5G 기반 텔레매틱스 연구개발에 착수한 데 이어 2017년에는 퀄컴과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 공동개발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초에는 퀄컴과 함께 5G 커넥티드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 차세대 제품은 이미 수주가 이뤄진 상태다. 올해 초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로부터 차세대 차량용 5G 텔레매틱스 부품을 주문받았다. LG전자에 따르면 이번에 수주한 텔레매틱스 부품은 △무선으로 차량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OTA(Over The Air) △자율주행차의 필수 구성 요소인 5G-V2X(Vehicle-to-Everything) △고속 주행 중에도 차량의 위치 정보를 오차 범위 40㎝ 이하로 찾을 수 있는 고정밀 측위 기술 △커넥티드 카 기능과 자율주행 기능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DSDA(Dual SIM Dual Active) 기술 등이 적용됐다.

업계에 따르면 2026년까지 텔레매틱스 시장은 70억달러(약 8조4315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체 신규 차량 가운데 약 6700만 대에 텔레매틱스 통신 모듈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5G 텔레매틱스 통신 모듈은 지난해 처음으로 차량에 탑재됐으며, 2026년까지 전체 텔레매틱스 시장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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