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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1312원…올 1인당 국민소득, 3만5000달러 밑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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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3만5000달러를 돌파한 1인당 국민소득이 올해는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성장률과 원화 가치 등 국민소득을 구성하는 주요 지표가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원화 약세가 가팔라지면서 달러로 환산하는 국민소득은 전년보다 밑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원20전 오른 1312원10전으로 마감했다. 올해 초 1191원80전으로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반년 만에 120원 이상 급등했다.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5168달러(약 4024만7000원)로 전년(3만1881달러)에 비해 10.3% 늘어났다. 1인당 국민소득은 한 해 동안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 수로 나눈 것이다. 국민 생활 수준을 파악할 때 대표적으로 활용된다.

올해 상반기에 나온 지표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1인당 국민소득은 3만4300달러 수준으로 이미 지난해 기록을 밑돈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물가와 수출입 물가를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값)는 지난 1분기 2.3%였다. 반면 올해 상반기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지난해 평균 환율(1144원42전)과 비교했을 때 7%가량 하락했다. 그만큼 국민소득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난해 4.0%를 기록한 경제성장률은 올해 2.7%에 그칠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전망이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17년(3만1734달러) 처음으로 3만달러 시대를 열었다. 2018년까지(3만3564달러)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2019년(3만2204달러)과 2020년(3만1881달러)에는 2년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원화 강세에 힘입어 증가세로 전환했고, 3만5000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원화 약세는 국민소득 감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는 최근 들어 더욱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6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4.9% 하락했다. 중국 위안화(-0.4%), 인도 루피화(-2.0%), 인도네시아 루피아화(-3.0%) 등 주요 신흥국 통화보다 눈에 띄게 내렸다. 최근 피치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튀르키예(터키)의 리라화 절하율(-5.1%)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기간 달러화 가치는 5.2% 뛰었다. 일본 엔화(-5.4%), 유로화(-5.1%), 영국 파운드화(-4.5%)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통화 약세는 한국뿐 아니라 주요국도 겪고 있어 세계 1인당 국민소득 순위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기준 한국의 1인당 GNI는 세계 36위를 기록했다.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가운데서는 6위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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