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업체의 진단시약으로도 암 돌연변이 여부를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연내 상용화하겠습니다.”
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는 12일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22 대한민국 바이오투자 콘퍼런스(KBIC 2022)’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로 암 돌연변이 유전자에 대한 데이터 해석을 필요로 하는 여러 병원에 분석 소프트웨어를 유료로 공급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엔젠바이오는 국내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기업이다.
엔젠바이오는 최 대표가 KT의 사내벤처 형태로 2015년 창업했던 동반진단 업체다. NGS 기반 암 진단을 비롯해 유전체 분석,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등의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동반진단 제품의 유럽 체외진단 기기(CE-IVD) 인증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인증을 가장 먼저 받은 제품군이 많다고 했다.
이 업체의 주력 제품은 유방암과 난소암 등을 검사할 때 쓰는 ‘BRCA아큐테스트 플러스’다. 'BRCA1·2'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나타나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유방암 발병률이 30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생 유병률이 51~87%에 달한다. 엔젠바이오는 BRCA아큐테스트 플러스를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다. 혈액암 진단 제품인 ‘힘아큐테스트’, 고형암 진단제품인 ‘온코아큐패널’, 장기·골수 이식을 위한 조직적합항원검사를 NGS 기술로 지원하는 제품인 ‘HLA아큐테스트’ 등 다양한 NGS 기반 진단 제품도 공급 중이다.
엔젠바이오가 다른 NGS 업체들과 대비되는 가장 큰 강점은 진단 결과 데이터를 분석하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엔젠바이오의 진단시약을 이용한 검사 데이터만 분석한다. 이 소프트웨어로 분석 결과를 빠르게 얻으려면 이 업체의 진단시약만 쓸 수밖에 없다. 최 대표는 “기반 플랫폼을 공급한 뒤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정보기술(IT) 분야의 사업모델이 적용된 것”이라며 “이미 일부 병원에서 이 분석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엔젠바이오는 다른 NGS 진단시약의 검사 결과도 분석 가능한 범용 소프트웨어도 연내 공급할 계획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유료로 공급해 시장 확장과 수익 증대를 동시에 노린다. 클라우드 형태로 이 분석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여러 병원의 진단 결과를 자동 분석하는 서비스를 공급하는 게 목표다.
체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진단 서비스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 대표는 “타액으로 구강을, 분변으로 장의 미생물을 검사하는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며 “오는 3분기 출시한 뒤 건강기능식품회사에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서비스를 공급해 건강 및 운동과 관련한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엔젠바이오는 내년 구축 완료를 목표로 한국인 30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 표준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도 확보하고 있다.
소비자직접의뢰(DTC) 유전자분석 사업도 엔젠바이오가 최근 수익을 늘려가고 있는 분야다. 지난해 1분기 6억5800만원이었던 이 사업 매출은 올 1분기 4배 수준인 25억으로 급증했다. 최 대표는 “DTC 유전자분석 서비스는 서비스 자체보다는 이 분석 결과를 갖고 무엇을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지금은 유전자분석 결과를 다량 확보해 검사 후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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