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게임은 아마추어 골퍼를 ‘백돌이’로 만드는 주범이다.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궤적이 조금만 삐끗해도, 퍼팅 라인을 조금만 잘못 읽어도 스코어는 순식간에 불어난다.
전국 300여 개 골프장의 코스 정보와 공략법은 물론 쇼트게임 궤적까지 보여주는 무료 앱이 나왔다. 삼성전자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한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회장이 직접 개발한 ‘버디캐디’다. 진 회장은 지난 2월 내놓은 이 앱에 쇼트게임 공략법을 추가한 업그레이드 버전을 최근 출시했다.
기존에 2차원(2D)으로 보여준 궤적을 3차원(3D)으로 바꿨다. 오차도 줄였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각 골퍼의 평소 클럽별 비거리와 남은 거리 등을 감안해 피칭웨지를 쓸지, 8번 아이언을 쓸지 등도 추천해준다. 2.0 버전의 가장 큰 특징은 그린 주변 플레이 기능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앱에 표현된 야디지북에 핀 위치를 설정하면 남은 거리는 물론 어프로치 궤적, 퍼팅 라인도 보여준다. “스마트폰에 깔린 앱 하나면 캐디 없이 셀프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고 진 회장은 설명했다. 국내 300여 개 골프장 정보를 담고 있고 향후 5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 앱은 진 회장이 직접 개발했다. 2018년 ‘골프의 고향’으로 불리는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18번홀에서 아깝게 버디를 놓친 뒤 “퍼팅 라이를 읽어주는 앱을 개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버디를 놓친 안타까움이 두고두고 남아 사비를 털어 앱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3년이 넘는 개발 기간을 거쳐 세상에 나온 앱은 거리 측정뿐 아니라 코스 공략, 쇼트게임 궤적까지 보여주는 단계로 진화했다. 진 회장은 “이 앱 덕분에 지난 5월 올드코스 18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했다. 소원을 풀었다”며 웃었다.
진 회장은 조만간 일본에도 버디캐디를 데뷔시킬 예정이다. 그는 “한국처럼 유능한 캐디가 많지 않은 일본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골프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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