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캠프 사무실을 마련하고 회의를 소집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 준비에 들어갔다. 공식적으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출마를 위한 실무 차원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 측은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한 빌딩에 캠프 사무실을 꾸렸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가 있었던 빌딩이다. 과거 김대중·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곳에 캠프 사무실을 차렸다.
이 의원 측은 일단 옛 측근 그룹인 ‘경기·성남라인’ 등 원외 인사 위주로 캠프 진용을 짠 상태다. 여기에 지난 대선 때 캠프 실무를 맡았던 일부 국회의원 보좌진에게도 ‘소집령’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한 관계자는 “이번주 캠프에서 준비 모임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직 구체적인 출마 선언 일정이나 활동 계획을 확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대외적으로 출마 결심을 내비치지 않은 만큼 측근 그룹 위주로 물밑에서 ‘알아서’ 준비하는 상황에 가깝다는 전언이다. 이 의원은 당대표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오는 17일까지는 출마와 관련된 메시지를 일절 내지 않을 방침이다.
그럼에도 당내에서는 이 의원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다른 의원들을 만나 “전당대회 출마는 개혁을 위한 것이고, 당을 위한 희생”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 유력한 당권주자이던 4선 중진 우원식 의원이 지난 7일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우 의원은 이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친명계를 대표해 전대에 나올 유력한 인물로 꼽혀왔다. 이 의원이 우 의원 출마로는 당선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직접 출마로 기울었다는 게 민주당 안팎의 시각이다.
이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첫 지방 일정으로 10일 민주당의 텃밭인 전남과 광주를 찾았다. 지역 종교계 원로는 물론 청년 스타트업, 소상공인 등을 두루 만난 뒤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위로걸음’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과 소통했다.
이 의원과 당대표를 놓고 본선에서 경쟁할 인물이 누가 될지도 주요 관심사다. 29일 예비경선(컷오프)에서는 본선 진출자가 3명으로 추려진다. 현재까지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중 재선 4인방으로 통하는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과 3선인 김민석 의원 등이 당대표 선거 출사표를 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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