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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뇌진탕 보험금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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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물체에 부딪히거나 직접 충격이 없더라도 가속·감속에 의해 뇌가 손상된 상해를 뇌진탕이라고 한다. 최근 자동차 사고에서 뇌진탕을 진단받아 보험금을 타가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8~2020년 뇌진탕으로 지급된 1인당 평균 보험금은 269만원으로, 2010~2013년(134만원)의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뇌진탕의 상해 급수는 1~11급이다. 여기서 맨 아래 등급인 11급은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객관적인 자료 없이 환자의 주관적인 통증만으로도 진단받을 수 있다. 지난 5월 자동차 사이드미러만 살짝 스치는 접촉 사고로 한방병원에 닷새간 드러누운 피해자 역시 당시 뇌진탕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뇌진탕 11급 진단만으로도 책임보험금 120만원 한도에서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상해 11급 청구 건수 가운데 뇌진탕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2013년 70.3%에서 2018~2020년 95.2%로 높아졌다. 정부가 일부 병·의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내년부터 진료 기간 3주를 초과하는 상해에 대해 진단서를 의무 제출하도록 했지만 진단서 발급 자체가 별로 어렵지 않아 유명무실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객관적으로 상해를 입증할 방안을 모색하고 보상 유인을 억제할 수 있도록 상해 급수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진단서 외에 사고 상황이나 충돌 속도 등 상해 여부를 입증할 수단도 (개정안에)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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