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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전투기 KF-21 지상활주 첫 공개…"7월 말 초도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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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격납고 앞 주기장. 멀리서 엔진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가 주기장 활주로를 서서히 이동하며 다가왔다. 이른바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바퀴로 이동하는 '택싱'이다. 활주로 이동 속도를 저속~고속으로 조정하면서 항공기의 비행 안정성을 검증한다는 게 KAI 측 설명이다. 김남신 KAI 사업팀장은 "오늘 지상 활주 시험은 항공기(전투기)의 건전성과 조정성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이같은 과정으로 비행 안전성 검증이 끝나고 난 뒤 최초 비행의 승인 절차를 거쳐 최초 비행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F-21의 역사적인 첫 비행은 이달 3~4주차께로 예정돼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6일 군은 KAI 본사에서 지상을 활주하는 모습을 처음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해 4월 국내 첫 한국형 전투기인 KF-21은 시제 1호기가 출고되면서 처음 일반에 외관이 공개된 이후 처음이다. 시제기 개발 후 경남 사천시 KAI 현장에서 비행 시제기 여섯 대와 구조시제기 두 대를 만들어 KF-21 시험을 진행해 오고 있다. 앞으로 4년 간 약 2000차례의 비행시험을 목표로 할 예정이다. 현재 4명인 시제기 조종사도 15명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오는 2026년까지 지상·비행시험을 거쳐 KF-21 개발을 완료하면 한국은 세계 여덟 번째 초음속 전투기 독자 개발 국가가 된다. 2026년까지 진행되는 체계개발은 62%가 진행된 상황이다.


양산이 시작되면 해외 수출도 염두에 둔 전투기인 만큼, 4.5세대 이상급의 현대 최신 전투기 성능을 갖추려 하고 있다. 국산화율이 89%에 달하는 다중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공중·지상·해상의 광범위한 전장 환경의 다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다. 적 항공기·미사일을 빠르게 포착하는 적외선 탐색 추적장비(IRST), 주·야간 공중과 지상 목표물을 정밀 조준하는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EO TGP), 위협 신호를 탐지해 적의 레이더 탐색을 교란하는 내장형 전자전 장비(EW Suite) 등도 장착된다. 노지만 한국형전투기사업단 체계총괄팀장(공군 대령)은 "8조8000억원을 투자해 공군의 장기운영 전투기를 대체하는 건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며 "내년 11월께 잠정 전투용 적합판정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밝혔다.

이날 찾은 KAI 구조시험동에서는 하중보정시험, 정적시험, 내구성 시험 등도 진행 중이었다. 하중보정시험은 비행 중 받을 수 있는 공력하중을 측정하는 센서의 정확도 향상을 위한 것으로 기체에 하중을 가하고 센서의 측정값을 확인해 센서를 보정하는 작업이다. 정적시험은 기체 각 부위에 설계하중 이상을 가했을 때 기체 변형 없이 정상 작동하는지, 혹은 기체 변형은 일어나더라도 기능은 정상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내구성 시험은 운용 수명을 입증하기 위해 하중을 반복적으로 가하는 절차다. KAI 관계자는 "내구성 시험의 경우 8000시간의 운용수명보다 두 배 수준의 수명을 유지하는 지 반복해 하중을 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투기를 개발하면서 KAI의 가장 큰 고민은 비용 문제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 비용이 상승해 KF-21도 양산 비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KAI는 현재 TF(태스크포스) 등을 구성해 비용 절감 방안들을 강구할 계획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 협력업체들과 협력하기로 했다.

KF-21 공동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측은 비용 분담도 관건이다. 인도네시아는 총 8조8000억의 개발 비용 중 1조6000억원 상당을 분담하기로 돼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 측은 분담금 가운데 30%(약 4800억원)를 현물로 내고 싶다는 게 현재 입장이다. 노지만 팀장은 "(분담금의) 대가로서 시제기를 제공하는 게 합의된 상태"라며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납부가 제대로 안 되면 당연히 시제기 제공은 안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천=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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