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외식 물가가 전반적으로 크게 뛰면서 보양식까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정간편식(HMR)으로 해결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양 간편식 인기…7월 삼계탕 판매 57% 뛰어"
7일 신세계그룹 계열 식품기업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여름 들어 이 회사 보양 간편식 판매량이 급증했다. 대표적인 게 간편식 '올반 삼계탕'으로 지난달에만 10만개가 팔려 전년 동월보다 37% 늘었다.
이달(6일 기준) 들어서도 판매량 증가율 57%로 한층 가파르게 뛰었다. 지난 4일 올반 삼계탕을 판매한 라이브커머스(라이브방송)에서는 한 시간 만에 준비 물량 3000개가 완판되기도 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간편식으로 몸을 보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간편식 삼계탕 가격은 통상 1인당 1만원 아래에서 해결 가능하지만 서울 식당 평균 삼계탕 가격은 1만5000원(지난달 참가격 기준 1만4885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예년보다 빠르게 찾아온 무더위에 수개월째 계속되는 외식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합리적 가격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보양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상반기 외식비 高高…프랜차이즈 번지는 가격 인상
이는 올해 들어 물가 상승과 함께 외식비 부담은 한층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외식 물가는 지난해 6월보다 8.0% 상승, 1992년 10월(8.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품목별 갈비탕(12.1%)과 자장면(11.5%), 치킨(11.0%), 김밥(10.6%), 생선회(10.4%) 등이 10% 넘게 뛰었다.
올해 들어서도 외식 물가는 거침 없는 상승세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대표 외식품목 8개의 평균 가격이 지난해 12월보다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자장면이었다. 서울 지역 자장면 평균 가격은 올해 들어 10% 오른 6262원으로 집계됐다. 칼국수(8.6%), 김밥(7.9%), 냉면(5.5%), 삼겹살(5.3%), 삼계탕(4.6%), 김치찌개백반(4.4%), 비빔밥(4.2%) 순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서울 지역 평균 칼국수 가격은 처음으로 8000원을 넘었고, 자장면 가격도 6000원선을 뚫었다. 냉면 가격도 1만원 아래로는 찾아보기 쉽지 않게 됐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전방위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서민 대표 외식 메뉴 치킨과 햄버거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 바람이 분 데 이어 올해도 커피와 빵 등을 중심으로 추가 인상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는 반년 만에 가격을 또다시 인상하기로 했다. 이달 12일부터 메뉴 74종 가격을 300~1600원 인상한다. 앞서 지난해 5월과 올해 1월 제품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에 나선 것.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제과점 뚜레쥬르는 지난 4일부터 80여 종 제품 가격을 평균 9.5% 올렸다.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을 어렵게 하는 물가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외식(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 8%), 가공식품(7.9%), 농축수산물(4.8%) 등 식품 관련 물가 상승률이 계속돼서 확대되고 있다. 유가가 유의미하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연말까지도 6%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