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서 받은 시술이 마음이 안 든다는 이유로 "인터넷에 글을 올리겠다"며 환불을 요구한 40대 여성의 판결이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이경린 판사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A 씨(41)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2월 서울 강남구 한 미용실에서 직원에게 상담을 받고 18만원 상당의 '염색 패키지' 시술을 받았다.
시술 며칠 뒤 A 씨는 머리카락을 말리다가 모발이 공처럼 뭉치며 엉겨 붙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A 씨는 곧바로 다른 미용실을 찾아 엉킨 머리카락을 자른 뒤 10만원 상당의 '모발 클리닉' 시술을 다시 받았다.
그 과정에서 '모발이 건조하고 거칠다'는 말을 들었는데 앞선 '염색 패키지' 시술로 인해 모발이 손상됐다고 생각한 A 씨는 미용실에 환불을 요청했다.
A 씨는 이후 미용실에 25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연락이 닿지 않자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나흘 만에 통화에 성공했다.
미용실 측으로부터 환불 불가 통보를 받자 "이 샵(미용실)에 대한 안 좋은 인상을 갖고 블로그나 인터넷에 (글을) 올릴 수밖에 없고, 파급력이 알게 될 것이다." "소비자원에 (신고를) 접수할 것이다, 당연히 샵에도 데미지가 간다" 등을 말했다.
하지만 미용실 측은 A 씨의 이 같은 얘기에도 환불을 해주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은 염색 패키지 시술로 인해 모발에 손상을 입었다고 믿었기에 환불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술에 과실이 인정되면 (전액 환불) 요구가 과다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25회에 걸친 통화 시도에도 불구하고 통화가 이뤄지지 않다가 이뤄진 통화에서 '시술 내용에 문제가 없다'는 답을 듣자 항의를 한 것"이라면서 "소비자로서 정당한 권리행사를 하겠다는 걸 다소 과장되게 표현한 것으로, 협박을 수단으로 돈을 갈취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