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자 4개로만 이뤄진 기묘한 원자핵이 관측됐다. 양성자 1개로 이뤄진 '원자번호 1번' 수소에 앞서는 '원자번호 0번' 원소가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희귀핵연구단은 독일 다름쉬타트공대,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등 전세계 25개 기관, 92명으로 이뤄진 글로벌 연구진이 4개의 중성자만으로 이뤄진 핵을 처음 발견했다고 6일 발표했다. 연구성과는 세계 3대 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물질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원자는 중성자와 양성자로 구성된 원자핵, 그리고 원자핵 주위 전자로 이뤄져 있다. 양성자 수(원자번호)와 중성자 수의 합이 원소의 질량이다.
양성자가 없이 중성자만으로 이뤄진 원자핵의 존재는 이론적으로만 제시됐고, 실험적으로는 관측된 적이 없었다. 중성자로만 구성된 물리적 존재는 '중성자별(질량이 매우 큰 별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뒤 남는 천체)'이 유일했다.
연구진은 RIKEN의 중이온가속기 'RIBF'를 이용해 4개 중성자만으로 이뤄진 원자핵 '테트라 중성자 핵'이 존재할 수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연구진은 산소-18을 가속해 베릴륨으로 이뤄진 표적에 충돌시켜 양성자 2개, 중성자 6개로 이뤄진 '헬륨-8'을 생성했다. 그 다음 헬륨-8을 양성자 1개짜리 액체 수소 표적에 쐈다. 이 때 헬륨-8에서 헬륨-4(양성자 수 2개, 중성자 수 2개)가 방출되며 4개의 중성자만 남게 되는 순간적 핵반응을 관찰했다.
IBS 관계자는 "원자핵, 나아가 원소의 안정성을 결정하는 '핵력'의 모델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연구성과"라며 "수수께끼가 많은 초고밀도 천체인 중성자별의 이해를 위한 연결고리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