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제철을 맞아 그룹 위너(WINNER)가 돌아왔다. 오랜만에 완전체로 인사를 건넨 이들은 한층 단단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무더위와 갈증을 한 번에 날릴 특유의 청량하고 시원한 에너지가 가득했다.
위너(강승윤, 김진우, 송민호, 이승훈)는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미니 4집 '홀리데이(HOLIDAY)'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진행은 김환 아나운서가 맡았다.
위너의 완전체 컴백은 무려 2년 3개월 만이다. 강승윤은 "굉장히 행복하고 기쁘다. 민호랑 나랑 솔로 활동을 열심히 해왔는데 그때 열심히 하는 것과 완전체로 모든 멤버가 함께하는 느낌은 달라서 앨범을 준비하며 행복했다. 앞으로의 활동도 행복하게 이어 나갈 생각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홀리데이'는 특별한 시즌이 아니어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떤 날이든 그 순간이 '홀리데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청량하면서도 포근한 분위기를 통해 위너의 각별한 팬사랑을 느껴볼 수 있는 앨범이다.
앨범엔 타이틀곡 '아이 러브 유(I LOVE U)'를 포함해 레트로한 유로댄스 사운드가 신나는 '10분', 뭄바톤 스타일의 '홀리데이', 따뜻한 감성이 돋보이는 '집으로', 808 드럼에 어쿠스틱 기타 스트로크 궁합이 잘 어우러진 '패밀리(FAMILY)', 재치 있는 가사가 인상적인 '새끼손가락'까지 다양한 장르의 총 6곡이 수록됐다.
'홀리데이'에 대해 강승윤은 "앨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편안하게 힐링할 수 있는 노래들을 담았다. 이 앨범과 함께하는 순간에는 팬들도, 청중들도 함께 '홀리데이'가 되자는 의미가 있어서 곡들이 다 밝은 분위기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아이 러브 유'는 사랑에 빠진 설레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곡으로, 위너 특유의 밝고 에너제틱한 감성이 담겼다. 강승윤, 송민호가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강승윤은 "요즘은 사랑이 각박해진 세상이라고 느꼈다. 사랑한다는 말 자체가 흔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이긴 하지만, 우리는 당당하게 사랑한다고 외치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다"고 말했다.
'아이 러브 유'를 타이틀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제 9년 차가 됐는데, 그렇다고 해서 꼭 무게감 있는 노래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9년 차이지만 가볍고 밝은 노래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게 훨씬 더 쿨하고 멋있는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위너는 여름이 제철'이라는 말이 있듯, 청량·시원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는 이 팀이 지닌 강점 중 하나다. 이를 토대로 '위너팝'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강승윤은 "위너팝이 우리가 처음 붙인 수식어는 아니다. 팬분들과 우리의 음악을 사랑해준 대중분들이 위너의 색이 짙은 것 같다는 의미로 붙여주신 것 같다"면서 "청량한 곡들이 가장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 활동을 통해 위너팝, 제철 위너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어떤 색과 딱 맞아떨어진다는 건 가수 인생에서 없을 수도 있는 일이다. 정말 감사한 일"이라면서 "'위너팝은 이런 것만 하는 게 아닙니다'라고 말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걸 사랑해주시니 쭉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컴백은 김진우, 이승훈이 군 복무를 마친 후 함께하는 활동이라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위너는 '활동 2막'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강승윤은 "멤버들 대부분 30대에 접어들었고, 조금 더 활기찬 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에너지가 담긴 앨범이라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위너의 2막 포문을 여는 시작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2막의 정의에 대해서는 "1, 2막을 시기적으로 구분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 "1막에서 넷이 함께 한 길을 바라보고 열심히 걸어왔다면, 이제는 한 길로 걸어가다가 여러 갈래로 펼쳐지는 그림을 생각했다. 각자가 할 수 있는 활동 반경도 조금 더 넓혀보고, 그러다 또 뭉치면 큰 시너지가 나는 거다. 그렇게 위너의 2막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돌아온 김진우는 "이렇게 앨범이 나올 수 있게 민호와 승윤이가 꾸준히 활동을 해왔고, 준비가 잘 되어 있어서 빨리 잘 나올 수 있었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저도 이번 컴백을 설레고 벅찬 마음으로 준비했다. 빨리 이너서클(공식 팬덤명)분들이나 대중들께 보여드리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 모두에게 설레는 앨범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승훈은 "나도 비슷한 생각"이라고 했다.
다시금 하나가 된 위너는 이전보다 더 단단해진 느낌이었다. 지난해 멤버 전원이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한 이들은 "가장 큰 건 4명이 함께하는 거였다. 거기에 포커스를 맞춘 게 가장 컸다"고 했다.
이승훈은 "연습생 때부터 10년을 함께 했다. 아직도 바라만 봐도 웃음이 나고, 얼굴만 봐도 행복하다. 멤버들과의 끈끈함이 앞으로 수년간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도약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위너라는 팀이 각자에게 어떤 존재인지 묻자 이승훈은 "전우"라고 답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총알이 빗발치는 상황에서도 서로가 원팀이고, 끝까지 함께 가는 전우라 생각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진우는 "위너는 내게…"라며 한참을 고민하다가 "'패밀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가족에 대해 신경을 못 쓰는 게 있었는데 요즘 승훈이에게 영향을 받아서 가족들한테도 연락을 많이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윤은 위너를 네잎클로버에 비유했다. "이번 앨범의 심벌로 네잎클로버를 쓰고 있다"고 운을 뗀 그는 "잎이 하나라도 빠지면 네잎클로버의 행운이나 꽃말 자체가 바뀌지 않냐. 네잎클로버를 쓴 게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가 뭉쳐서 어떤 행운을 만들고 이뤄내 왔으니 그대로 잎이 하나도 빠지지 않은 채로 끈끈하게 활동하고 싶어 심벌을 네잎클로버로 만들었다. 위너는 내게 행운의 상징이기도 한 네잎클로버다"고 털어놨다.
이번에도 역시나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으며 중심을 잡은 강승윤은 "이전에는 '조금 더 멋있어야지', '이렇게 하면 더 트렌디하고 멋있겠지?' 등을 신경 썼다면, '홀리데이'를 작업하면서는 그런 게 더 앞에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멋있어야 하고, 트렌디해야 한다는 마음을 뒤에 놓고, 그보다는 조금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을지에 포인트를 맞추고 작업했다. 그게 내 나름대로는 성장한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성과에 대해서는 팀명대로 '위너가 되겠다'는 당찬 목표를 밝혔다. 이승훈은 "팀 이름이 위너인데 당연히 욕심이 있다. 앨범 판매량도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소집해제하면서부터 멤버들과 거의 매달 회의하면서 공을 많이 들였다. 당연히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면서 "멤버들의 케미스트리가 오랜만에 만난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다. 사소한 걸 해도 즐겁고 텐션이 좋은 상태라 그 분위기가 좋은 성적으로도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신 있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위너의 미니 4집 '홀리데이'는 이날 오후 6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