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에서 자재 가격 급등,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건설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4일 6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를 발표했는데 이 같은 움직임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건산연에 따르면 6월 CBSI는 지난 5월에 비해 18.7포인트 내린 64.7을 기록했습니다. 건설기업의 체감 경기는 급랭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CBSI는 건설사 입장에서 판단한 건설경기 지표입니다.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00을 넘으면 그 반대로 이해하면 됩니다.
CBSI는 지난 4월 건설자재비 인상에 대한 공사비 증액 요구와 파업 등의 영향으로 16.1포인트 하락한 69.5를 찍은 뒤 5월에 다시 13.9포인트 상승해 83.4로 개선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지수가 다시 곤두박질쳤습니다.
건산연은 지난달 18.7포인트 하락은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 우려가 심각했던 2020년 1월 20.5포인트 이후 가장 큰 하락폭입니다. 지수도 2020년 4월 60.6 이후 2년2개월 이래 가장 낮다고 합니다.
건산연은 지난달 유가 및 원자재 가격 부담이 가중됐다는 것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급등했고 전반적으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커져 지수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세부 BSI를 살펴보면 수주잔고와 공사비 수금 BSI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수가 전월보다 악화했습니다.
기업 규모별로 대형과 중소기업 BSI가 전월보다 하락했으며, 지역별로는 서울과 지방 모두 부진한 모습이었습니다. 대형기업 BSI는 지난 5월보다 45.5포인트 하락한 54.5를, 중소기업 BSI의 경우도 10.9포인트 내린 68.4를 나타냈습니다. 또 서울기업은 24포인트 하락한 63.3을, 지방기업은 13.2포인트 빠진 66.1을 보였습니다.
7월 지수는 6월보다 8.9포인트 상승한 73.6으로 전망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준선을 밑돌며 부진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