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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 4대 금융지주 "이젠 리스크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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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효과로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상반기 사상 최대인 9조원 가까운 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가계대출 감소와 예대금리 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 축소 압박 등으로 하반기엔 상반기만큼 실적을 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에 따라 4대 금융지주는 하반기 수익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 2년 만에 대면 경영전략회의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등 그룹 경영진 2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22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금융의 방파제론’을 꺼냈다.

윤 회장은 “위기가 닥치더라도 고객의 금융자산을 보호하고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금융사의 핵심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이지만 금융 지원과 중소기업에 대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컨설팅 등 사회적 책임도 성실히 수행하자”고 당부했다. KB금융 계열사들이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 침체 속에서도 고객 재산을 지켜내는 한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 지원을 통해 경제 방파제가 되자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1월 상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 이후 2년여 만에 처음 대면 형태로 이뤄졌지만 들뜬 분위기보다는 긴장감이 높았다고 KB금융 임원들은 입을 모았다.

한 KB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재무 건전성 등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등 거센 외부 파도를 헤쳐나가자는 게 회의의 결론”이라고 했다.

윤 회장이 방파제론을 꺼낸 것은 하반기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합계 순이익 전망치는 8조9378억원으로 종전 최대인 지난해 상반기(8조904억원)보다 10.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자산시장 침체로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이익이 감소하고 정부의 ‘이자 장사’ 경고 이후 은행 예대금리 차마저 좁혀지고 있어서다. ‘빚투’와 ‘영끌’로 가파르게 늘었던 가계대출이 줄고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565조원으로 6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7조원 넘게 줄었다.
신한은행, 임원대상 워크숍 열어
4대 금융지주 순이익의 70~80%를 담당하는 4대 은행도 하반기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지난 1일 경기 용인 기흥연수원에서 주요 임원을 대상으로 비공개 워크숍을 열고 “하반기엔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질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에 힘써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 성과보다 안정성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진 행장의 이런 방침은 이날 발표된 인사에서도 확인된다. 신한은행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본점·영업점 장기근속 직원의 순환근무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곳에 오래 근무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일탈을 막겠다는 취지다. 일반적으로 연말에나 하는 조직 개편도 앞당겼다.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소규모 팀을 구성해 민첩하게 대응하는 애자일 조직 등을 신설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오는 7일 창업 기념일에 맞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인 ‘신한문화포럼’을 연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이달 15일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가계부채 부실화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 강화 등 리스크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보형/박상용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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