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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자치경찰…1년간 조직 효율성만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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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경찰제가 1일로 출범 1주년을 맞는 가운데 ‘무늬만 자치’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모호하게 설계된 자치경찰제도가 조직 효율을 떨어뜨렸고, 인사권·예산권 등 실질적인 권한이 없어 ‘경찰권 분산’도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등 경찰 통제안이 실현되면 자치경찰제가 더욱 무력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치경찰제는 지방자치단체에 경찰권을 부여하고 지방 현안에 맞는 ‘맞춤형 치안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지난해 7월 1일 첫 시행됐다. 당시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비대화된 경찰 권력을 분산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다. 자치경찰제를 시행하면서 경찰은 국가경찰, 수사경찰(국가수사본부), 자치경찰로 나뉘어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현장에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자치경찰 사무로 옮겨간 경찰들도 업무별 성격에 따라 국가·수사·자치경찰 모두에게 지휘를 받게 되면서 조직 효율이 떨어졌다. 지역 자치 치안서비스의 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85.5%였던 전남지역 범죄 발생 건수 대비 검거 건수 비율이 4분기 77.8%, 올 1분기 75.0%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북은 85.3%→77.0%→76.4%로 줄었고, 서울도 75.7%에서 67.4%로 뚝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모호하게 설계된 조직 구조가 자치경찰제를 비효율적으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현재 자치경찰제는 자치경찰 자체 조직이 따로 신설되지 않은 채 국가경찰 내 자치경찰 부서를 두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자치경찰 업무를 구분은 해놨지만 국가경찰에 예속돼 있는 ‘일원화 모델’로 일의 복잡성이 더 늘어났다”며 “자치경찰이 제 업무를 맡기 위해선 ‘이원화 모델’로 구분해 완벽한 분권 구조를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사권·예산권이 없어 실질적인 ‘경찰권의 민주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각 지역의 자치경찰 사무를 관장하는 시·도자치경찰위원회는 국가경찰위원회가 추천하는 1명 외에도 시·도의회가 추천하는 2명, 해당 시·도 교육감이 추천하는 1명, 시·도지사가 지명하는 1명 등 총 7인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국가경찰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실질적으로 지자체가 힘을 쓸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현행법에 승진·징계위원회를 지자체가 아닌, 경찰 기관에만 두게 돼 있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다.

한 지자체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은 “자치경찰위원들이 대부분 국가경찰 눈치만 보며 일처리를 하고 있다”며 “무늬만 자치경찰이지 사실상 국가경찰의 업무 대행소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진행 중인 행안부 경찰국 신설로 자치경찰제가 더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행안부가 경찰국을 신설하는 순간 경찰권은 중앙집중화가 된다”며 “비대해진 경찰을 견제하는 게 아니라 비대해진 경찰을 국가권력이 사용하게 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구민기/이광식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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