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자체브랜드(PB) '무신사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이 다음달 서울 강남에 상륙한다. 홍대에 이어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에서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스파오, 자라와 경쟁을 벌이게 됐다.
무신사로선 올해 2월 '에센셜 짝퉁(가품) 티셔츠'를 둘러싼 네이버 계열 크림과의 공방에서 패배해 리셀(재판매) 사업 공신력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오프라인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나선 모양새다.
가상인간 '무아인'이 고객 맞는다
다음달 1일 개점하는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을 하루 앞선 30일 방문했다. 신규 매장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9호선 신논현역 중간 지점에 자리잡았다. 영업면적은 약 976㎡(약 287평)로 지난해 서울 홍대 지역에 선보인 첫번째 매장(약 850㎡)보다 크다.
매장 곳곳에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영상을 상영하는 미디어 월이 배치됐다. 특히 1층에 들어서면 전면에 24m 길이 미디어 월에서 무신사가 만든 자체 가상인간(버추얼 휴먼) '무아인'이 등장하는 영상이 고객을 맞는다. 무신사는 최근 시각 특수효과 전문업체 엔에이유(NAU·Nerdy Artist Union)와 손잡고 광고모델 유아인을 닮은 무아인을 만들어 브랜드 뮤즈로 삼았다. 지하 1층 벽면에도 10m 길이 미디어월이 설치됐다.
무신사는 1층과 지하 1층에 남성용 상품군 '맨즈'를 배치했다. 지하 2층에선 여성용 상품군 '우먼즈'뿐만 아니라 올 초 출시한 아동용 상품 ‘키즈 라인’, 친환경 제품 중심의 ‘그린 라인’ 등 전 상품군을 구입할 수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의 특성을 감안해 폭넓은 연령대의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조치다.
무신사 관계자는 "홍대 지역의 경우 10~20대 소비자 비중이 높지만 강남은 소비자 연령대가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무신사는 남성 고객 비중이 높아 1층과 지하 1층에 맨즈 라인으로 상품 매장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는 강남 매장에서 디지털 경험을 강조하기 위해 홍대 매장과 같이 라이브 피팅룸과 오프라인 픽업 서비스 '무탠픽업'을 운영한다. 라이브 피팅룸에는 휴대폰을 미러링해 볼 수 있는 이동형 디스플레이 ‘LG 스탠바이미’를 설치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라이브피팅룸은 원하는 색상으로 조명색을 바꿀 수 있도록 조성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숏폼 콘텐츠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무신사는 10~20대 소비자가 주류인 홍대 지역에 이어 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에게 오프라인에서도 제품을 선보이며 입지 확대에 나섰다.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점은 인근 SPA 브랜드 매장과 대결하게 됐다. 신규 매장 바로 옆에 자라 매장이, 도보 5분 거리에 스파오 매장이 있다.
'SPA 브랜드 삼각지대'가 형성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열기가 식은 강남대로 인근 상권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과거 SPA 격전지로 꼽혔던 강남 지역이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유니클로, 에잇세컨즈 등 SPA 매장이 잇따라 철수한 상태다.
개장일부터 사흘간 할인 및 사은품 지급 행사를 실시하는 만큼 지난해 홍대에 문을 연 첫 매장과 같은 인파가 몰릴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5월28일 문을 연 첫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 개점 당시에는 사흘간 6500여 명이 몰렸다. 당시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매장 앞에 개점을 기다리는 긴 줄이 늘어서는 풍경을 연출했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