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그룹(옛 대림그룹) 화학 계열사인 DL케미칼이 올 들어 LG화학 출신 임원들을 줄줄이 영입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1위 회사인 LG화학 전 임원들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사업망을 넓히고 공격적인 투자를 전개해나가려는 포석이란 분석이다.
29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DL케미칼은 최근 장성훈 전 LG화학 경영혁신총괄을 최고전략책임자(CSO·부사장)로 영입했다. 장 부사장은 1987년 LG화학에 입사해 기술전략팀장, ESS전지사업부장(전무), 경영혁신총괄(전무)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장 부사장은 DL케미칼의 경영혁신, 조직관리, 신사업 개발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올해 초에는 박인 전 LG화학 안전환경담당 상무를 HSE(안전·보건·환경) 담당 상무로 선임했다. 비슷한 시기에 정필련 전 LG화학 아메리카(LGCAI) 법인장을 폴리에틸렌(PE)영업 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역시 LG화학 출신인 김세영 기획담당 상무보를 지난해 말 선임하기도 했다. LG화학 출신은 아니지만 현대두산인프라코어에서 전무로 근무했던 박성권 최고인사책임자(CHRO·전무)도 최근 영입했다.
DL그룹은 지난 3월에 김종현 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을 DL케미칼 부회장 겸 대표이사로 선임한 시점을 전후해 LG화학 출신 인사를 잇달아 영입 중이다. 김 부회장은 LG화학을 한때 글로벌 배터리 시장 1위까지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2020년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 초대 사장을 맡기도 했다.
중견 화학업체인 DL케미칼은 올해 3월 글로벌 석유 메이저업체인 쉘에서 분사된 석유화학기업 크레이튼을 3조원에 인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해외 투자처를 관리하고 공격적 투자를 이어나가기 위해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종현 부회장 등은 석유화학·배터리업계에서 넓은 인맥과 경험을 쌓았다”며 “DL케미칼이 이 역량을 활용해 2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영역을 개척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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