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선미가 한여름 작열하는 태양을 닮은 신곡 '열이올라요'로 돌아왔다. 이번에도 눈과 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선미만의 매력이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선미는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신한pLay스퀘어에서 새 디지털 싱글 '열이올라요(Heart Burn)'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선미의 컴백은 지난해 8월 발매한 세 번째 미니앨범 '6분의 1' 이후 10개월 만이다. 무대에 오른 선미는 "다시 팬분들과 공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 요즘 (육성) 응원이 가능한데, 벌써 팬들이 그걸 외쳐주는 게 귀에 들린다"며 설레했다.
'열이올라요'는 한여름의 뜨거운 사랑 이야기를 담아낸 앨범으로, 타이틀곡 '열이올라요'와 수록곡 '풋사랑(Childhood)'이 담겼다. 타이틀곡 '열이올라요'는 귀에 쉽게 꽂히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포인트다. 여름날의 뜨거운 사랑의 열병을 흥미로운 표현법으로 그려냈다.
'열이올라요'에 대해 선미는 "여름날의 뜨거운 사랑을 주제로 표현해봤다. 타이틀곡 콘셉트는 뜨거운 한 여름날 사랑의 열병을 앓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서 "'보라빛밤'은 여름 밤의 분위기를 담았다면, '열이올라요'는 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담은 노래다. 낮 버전의 '보라빛밤'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듣기 편한 음악이다"고 전했다.
구석구석 매력 포인트가 많은 '열이올라요'였다. 특히 곡 전반에 흐르는 동양적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선미는 "노래를 시작할 때의 기타 리프가 굉장히 동양적이다. '이거 뭐지?' 싶은 정도다. 한국의 한과 얼이 담긴 기타 리프로 시작한다. 뭔가 묘한 노래다"고 했다.
과거 '날라리'에서도 태평소 소리를 넣어 한국적인 요소를 살렸던 선미는 "한국적인 게 곧 대중적이라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항상 한국적인 요소들을 음악에 넣으려고 노력한다. 소위 말하는 '뽕끼'라는 느낌은 필승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에서 넣고, 또 나하고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면서 "한국의 한과 얼을 위해 정말 많이 꺾어 불렀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구수하고 구성질지, 녹음할 때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선미의 컴백 소감은 그 어느 때보다도 특별했다. 그는 "홀가분하다"는 표현을 썼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열이올라요'가 내가 작곡한 곡이 아니다. 계속 프로듀싱을 해오면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보는 선미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했다. 행운처럼 이 곡이 찾아왔다. 프로듀싱하긴 했지만, 1~2년 하고 그만둘 가수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내 곡으로 할 필요 없이 다양한 프로듀서분들의 시각으로 다시 한번 나를 돌아봤다. 그런 점이 조금 홀가분했다"고 고백했다.
또 "콘셉트 자체가 싱그럽다. 나의 전작들과는 또 다르게 안무, 의상, 헤어, 메이크업 등을 많이 덜어냈다. 신기한 게 덜어내면 덜어낼수록 뭔가 더 순수해지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속 시원하고 홀가분했다"고도 했다.
그간 선미는 '24시간이 모자라', '가시나', '주인공', '사이렌', '누아르', '날라리', '보라빛 밤', '꼬리', '유 캔트 싯 위드 어스' 등 다수의 곡을 히트시키며 독보적인 여자 솔로로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매번 색다르면서도 파격적인 콘셉트와 차별화된 음악으로 존재감을 드러내 온 그는 독창성을 인정받으며 '선미팝'이라는 수식어까지 만들어냈다.
음악 팬들이 가장 많이 기대하는 부분은 퍼포먼스다. 이번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 없이 다채로운 구성의 안무가 펼쳐진다. 대형 부채로 시작부터 이목을 집중시킨 데 이어 고무줄놀이, 미끄럼틀을 타는 듯한 연출의 안무가 '퍼포먼스 퀸' 선미의 매력을 또 한 번 상기시켰다.
안무에는 프라우드먼 모니카와 댄스팀 아우라가 참여했다. 유독 돋보였던 '고무줄놀이 안무'는 모니카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거였다고. 선미는 모니카와의 작업을 회상하며 "요즘 제일 바쁜 사람 중 한 분이라 같이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언니가 흔쾌히 안무를 짜줬다.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열이올라요'를 준비하면서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그래서 떠오른 팀이 프라우드먼이었고, 모니카 선생님이었다. 정말 신박한 고무줄 아이디어를 내주시고, 중간중간에도 짜주신 부분들이 많다. '열이올라요'랑 너무 잘 어울리는 안무들이었던 것 같다"면서 "부채랑 고무줄이 등장하는데 프라우드먼은 고무줄, 아우라는 부채를 주제로 정해서 안무를 짜줬다. 둘이 너무 잘 어울리더라. 이 요소들이 한 무대에서 보여지면 한국적인 게 많이 보여지는 안무가 나올 것 같았다"고 했다.
자신이 만든 곡을 고집하지 않았음에도, 선미만의 분위기와 색깔은 변함없이 또렷했다. 그는 "내 몸에 맞지 않는 건 안 하려고 한다. 선미가 선미를 잘 아는 거다"라면서 "모든 음악에 내 의견과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 이야기들이 정말 내가 만들거나 겪은 거라 자연스럽고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솔로 가수 선미'는 멈추지 않고, 꾸준히 달려 나갈 거라 다짐했다.
"가수 1~2년 할 거 아니니까 꼭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앨범의 목표는 대중분들이 '선미 나왔네. 뭐 가지고 왔지'라면서 들어주시는 거예요. 그보다 거창한 목표는 없는 것 같아요."
올해로 만 30살이 된 선미는 "난 아직 24살에 머물러 있는 어린아이 같다"면서 "데뷔 16년 차고, 솔로를 한 지는 10년이 됐는데 지금까지도 절 궁금해해 주시고 응원해주러 오셨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그래서 10년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애썼다고 생각하는 건 버틴 거예요. 살아남은 거죠. 그 점을 칭찬해주고 싶어요. 너무 쉽지 않은 일인데 너무 감사하게도 지금 이 자리에 있잖아요. 항상 후배나 동료들에게도 '우리 꼭 오랫동안 버텨서 살아남자'고 말해요. 더 쓰담쓰담해주고 싶어요. 항상 하는 말이지만 늘 겸손하고, 도태되지 않으려 해요. 그렇게 해서 100m 달리기 선수가 아닌, 이젠 정말 마라토너의 마음가짐으로 더 멀리 오랫동안 달려볼 예정입니다. 응원 많이 해주세요."
선미의 새 디지털 싱글 '열이올라요'는 이날 오후 6시에 공개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