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흡연자가 공개한 호소문이 비난을 받고있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동주택 담배 연기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호소문은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흡연자 A 씨가 쓴 글로 "내 집에서 담배를 피웁니다. 아니 내가 내 집에서 피우겠다는데 밤마다 베란다에서 욕을 하고 피우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고 공공주택에서 배려라는 게 없나?"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A 씨는 "그리고 아이들 있는 집은 이사를 가시든지 하면 되지, 왜 자꾸 남보고 이래라 저래라야"라며 "일자무식들이라서 법을 잘 모르는 모양인데 발코니, 화장실 등의 전용 부분은 금연을 강제할 수 없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들이 뭔데 법을 초월하려고 하는 건지, 법대로 삽시다!"라는 말로 호소문을 마무리했다.
호소문을 공유한 네티즌은 "호소문 작성자에게 집 안에서 창문 닫고 자유롭게 흡연하라고 하자 '내 집의 환기의 자유가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연을 본 네티즌들은 "윗집에서 내집에서 내가 뛰겠다는데 하고 밤마다 뛰면 되겠네", "정말 이기적인 인간이다", "담배가 그렇게 좋으면 거실에서 문닫고 피우면되지 않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온라인에는 이웃간 담배 연기로 인한 갈등을 호소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화장실에서 흡연하지 말라는 협조문에 "베란다, 욕실은 어디까지나 개인 공간이다. 좀 더 고가의 아파트로 이사를 가라"는 반박 메모가 붙었다는 사연이 공개되기도 했다.
같은해 9월에는 한 아파트 입주민이 "제 집에서 피우는 거니 그쪽들이 좀 참으시면 되잖냐"는 호소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로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 2항은 '공동주택 입주자 등은 발코니, 화장실 등 세대 내 흡연으로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음'에 대한 처벌 규정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처벌은 어렵다. 건물 관리사무소 측도 집 안에서 흡연하는 행위를 처벌할 권한이 없다. 층간 흡연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고 흡연 중단을 권고하는 조치만 가능하다.
지자체에 거주 세대 2분의 1 이상이 공동주택 내 금연 구역 지정을 신청해서 '금연아파트'로 지정되는 것 역시, 복도 및 엘리베이터 등의 외부 공용 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집 안에서의 흡연은 법적으로 막기 어렵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