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다음달 임시국회를 열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진전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의장단 선출도 강행하겠다는 태세다. 양당은 여야 협상 와중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필리핀으로 출국한 것을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28일 국회 의사과에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요구서에는 소속 의원 170명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사흘 뒤인 7월 1일부터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된다. 본회의가 열리면 출석 의원 중 최다선이 임시 의장을 맡아 새 국회의장 선출을 시작으로 후반기 국회 원 구성 절차에 들어간다. 현재 최다선은 지난달 국회의장 임기를 마치고 민주당으로 복당한 박병석 의원(6선)이다. 민주당은 후반기 의장 후보로 5선인 김진표 의원을 내정한 상태다.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이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입법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 원내대표가 통 큰 결단으로 (법제사법위원장을) 양보했으면 국정 운영을 책임지는 여당으로서 민생고에 시달리는 국민의 마음을 살펴 밤새 약속을 지키자고 매달려도 모자라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소집한다면 이는 입법 독주 재시작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인 본회의 소집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과 헌법재판소 제소 취하를 요구한 것에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완성이라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단독 임시국회 개최를 강행할 경우 물리적 저지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당 지도부는 28일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7월 1일부터 국회 경내에서 비상대기해 달라”고 공지했다.
권 원내대표가 이날 윤석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신임 필리핀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필리핀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당의 지도부와 대통령의 태도를 보면 국회 정상화 의지가 너무 약한 것 같아 아쉽다”며 “대화를 피하고 해외로 출국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인가”라고 질타했다.
권 원내대표는 “특사로 가기로 결정된 건 3주 전의 일”이라며 “야당 원내대표의 부재를 틈타 국회를 독단적으로 운영하는 건 도의가 아니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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