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새 주인 후보에 KG그룹이 최종 선정됐다.
서울회생법원은 28일 KG그룹을 주축으로 한 'KG컨소시엄'을 쌍용차 최종 인수자 예정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회생법원은 "인수대금의 규모, 인수대금 조달의 확실성, 운영자금 확보계획, 인수자의 재무건전성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광림컨소시엄(쌍방울그룹)의 인수 내용이 기존 KG 컨소시엄의 인수 내용보다 불리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쌍용차 최종 인수예정자인 KG 컨소시엄은 특수목적법인(SPC)인 KG모빌리티, KG ETS, KG스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및 사모펀드 켁터스PE, 파빌리온 PE로 구성됐다.
KG그룹은 인수 사모펀드 운용사인 캑터스PE와 컨소시엄을 꾸린 데다 최근 경쟁사였던 파빌리온PE와도 손을 잡으면서 재무적 투자자(FI)를 탄탄하게 구성했다.
여기에 쌍용차와 반조립(CKD)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SNAM, 쌍용차의 주요 납품회사인 효림그룹이 파빌리온PE를 통해 투자확약을 한 것 역시 KG컨소시엄에 힘을 실어줬다.
KG그룹이 과거 워크아웃 중인 기업을 성공적으로 회생시킨 이력도 호재로 작용했다. KG그룹은 2019년 동부제철(현 KG스틸)을 캑터스PE와 함께 인수해 1년 만에 흑자로 돌려놨었다.
KG컨소시엄의 쌍용차 확정 인수대금은 3355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했던 3048억원보다 300억원가량 많은 금액이다.
KG컨소시엄과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였던 쌍방울그룹은 KG컨소시엄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했지만,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평가하는 '자금 증빙' 부분에서 쌍용차의 의문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다음달 초 KG컨소시엄과 본계약을 체결한 뒤 관계인 집회를 열어 채권단 동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에디슨모터스의 경우 채권자 채무 중 1.75%만 현금 변제한다고 주장하는 등 채권단 반대에 부딪혔지만, KG그룹은 인수 금액을 더 높인 데다 현금 변제율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KG컨소시엄은 인수대금 3355억원과 운영자금 6000억원을 포함한 9355억원가량을 내고 쌍용차를 인수할 방침이다. 쌍용차는 KG컨소시엄과 오는 10월15일로 예정된 회생 기한 내에 매각을 마무리하기 위해 곧바로 회생계획안도 작성할 계획이다.
비료 회사인 경기화학을 모태로 1985년 설립된 KG그룹은 KG스틸, KG케미칼, KG이니시스 등 국내 21곳, 해외 8곳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지주사 격인 KG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4670억원이며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도 3600억원에 달한다.
최종 인수예정자에 KG컨소시엄이 선정됐다고 해서 쌍용차에 탄탄대로가 펼쳐진 것은 아니다. 쌍용차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인력 구조조정 등이 동반돼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과거 KG그룹의 인수합병 전례를 봐도 구조조정이 함께 이뤄졌다. 전기차 전환이 다소 늦어진 점 등 기술 격차와 생산 라인 전환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