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종사자 아니면 우리 회사를 잘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점잖고, 팀장·임원 모두 훌륭합니다."
"작년에 글로벌 석유화학회사 크레이튼을 3조원에 인수했습니다. '한국의 다윗'이 '미국의 골리앗'을 인수했다고 보면 됩니다."
DL그룹(옛 대림그룹) 화학 계열사인 DL케미칼 임직원들의 회사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중견 화학업체인 이 회사는 올해 3월 글로벌 석유 메이저업체인 쉘에서 분사된 석유화학기업 크레이튼을 3조원에 인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DL케미칼은 크레이튼을 비롯한 해외 투자처를 관리하고 공격투자를 이어 나가기 위해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1위 회사인 LG화학 출신 임원도 줄줄이 영입 중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L케미칼은 최근 장성훈 전 LG화학 경영혁신총괄(전무)을 최고전략책임자(CSO·부사장)로 선임했다. 장 부사장은 1987년 LG화학에 입사해 기술전략팀장, ESS전지사업부장(전무), 경영혁신총괄(전무) 등을 거쳤다. 경영혁신, 조직관리, 신사업 개발 분야를 담당하면서 전문성을 쌓았다.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고, 미 애크런대에서 고분자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회사는 올들어 장 부사장을 비롯해 LG화학 출신 임원을 줄줄이 영입 중이다. 올해 초 박인 전 LG화학 안전환경담당 상무를 HSE(안전·보건·환경) 담당 상무로 선임했다. 비슷한 시기에 정필련 전 LG화학 아메리카(LGCAI) 법인장을 폴리에틸렌(PE)영업 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LG화학 출신으로 김세영 기획담당 상무보를 지난해 말 선임하기도 했다.
LG화학은 물론 현대두산인프라코어에서 근무했던 박성권 최고인사책임자(CHRO·전무)도 최근 영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화학업체인 사빅의 한국법인인 사빅코리아 출신인 이승열 기초소재개발부문 상무도 올해 초 선임했다.
DL그룹은 지난 3월에 김종현 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을 DL케미칼 부회장 겸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LG 출신 인사를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LG화학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고 글로벌 배터리 시장 1위까지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된다. 2020년 12월 1일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의 초대 사장에 오르기도 했다.
DL케미칼은 업계 1위인 LG화학 등 외부 인사 영입을 바탕으로 글로벌 화학사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3월 석유화학사 크레이튼을 차입매수(LBO)하는 등 몸집도 불리고 있다. LBO란 피인수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받아 해당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외부 출신이 이 회사로 몰리는 배경으로는 과감한 투자에 따른 밝은 미래, 상대적으로 우수한 급여·복지 등이 꼽힌다. 지난해 이 회사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9600만원으로 다른 석유화학 업체들을 압도했다. 이 회사의 한 직원은 직장인 익명앱인 블라인드에 "직원들의 인성이 좋은 편이고 경력직이 많은 만큼 경력자에 대한 차별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밖에서는 딱딱해 보이지만 내부 기업문화 좋다"며 "사업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어 미래도 밝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