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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블랙박스' 같은 중국 물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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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기름값도 한국 못지않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기준 베이징의 휘발유 가격은 L당 9.93위안(약 1920원)으로 연초 대비 15%가량 올랐다. 베이징은 오히려 싼 편이다. 중국 31개 성·시 가운데 8개 성은 이미 L당 10위안을 넘었다. 지난 3월 ‘14년 만에 기름값 8위안 시대가 왔다’며 떠들썩하던 중국 매체들은 9위안, 10위안을 차례로 넘어가자 오히려 조용해졌다.

주유소의 소매가격은 그나마 덜 올랐다. 도매가격은 연초보다 30% 급등했다. 계획경제국가인 중국은 중앙정부가 10영업일마다 휘발유·경유 도매가격을 결정하고 지방정부가 뒤이어 소매가격을 고시한다.
급등하는 장바구니 물가
중국 정부의 ‘보이는 손’은 국영 석유회사들에 국제 유가 상승분을 상당 부분 떠맡겼다. ‘투기 단속’을 명분으로 철광석이나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을 안정시켰다.

그럼에도 중국 국민의 실생활은 물가 상승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는 연초 대비 20% 이상 뛰었다. 서민 생활에 결정적인 월세는 대도시 중심으로 급등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시타이에 따르면 베이징 월세는 연초 대비 13% 올랐다. 두 달 이상 봉쇄된 상하이의 월세도 3% 상승했다. 신규 주택 시장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속출하는 것과는 딴판이다.

그런데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1%에 그쳤다. 한국이 5.4%, 미국이 8.6% 오른 것에 비하면 상당히 안정적이다. 중국의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의문이 드는 숫자다.

중국이 CPI를 구성하는 항목들의 가중치(구성비율)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새삼 궁금해진다. 중국의 통계청인 국가통계국은 CPI를 구성하는 항목의 상승률만 공개한다. 가중치를 밝힌 건 2011년이 마지막이다.

시장조사업체나 증권사는 누적된 공개 데이터로 역산해 가중치를 추정하긴 한다. 하지만 이런 추정 구성비율이 당국 발표와 어긋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럴 땐 흔히 “중국 정부가 CPI 바스켓의 가중치를 조정했을 것”이라는 점잖은 분석이 뒤따른다.
5.5% 성장 가능할까
중국의 물가지수는 이런 면에서 해독이 필요한 ‘블랙박스’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물가는 기대인플레이션을 잡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도가 개입될 가능성이 큰 지표로 꼽힌다. 중국은 구성 항목의 가중치 조정이라는 ‘정당한’ 관여 수단도 갖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는 최근 지방정부에 통계의 투명성을 대폭 강조하고 있다. 지방정부 공무원의 인사평가가 성장률과 일자리 중심이다 보니 지방정부 차원에서 주요 지표를 조작하는 사례가 수시로 적발되고 있다.

중국 통계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블랙박스는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산재해 있다. 시장 환율 추세에 따라 집계한다는 인민은행의 기준환율은 때때로 시장 방향과 거꾸로 발표되곤 한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말에도 위안화 환율이 급등하자 기준환율을 하루에 1% 이상씩 인하하며 위안화 가치를 지켜냈다. 14억 명을 유지했다는 인구도 조사 방법에 따라 1000만 명씩 차이가 나곤 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중국 경제가 올해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는 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중국 지도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5.5%)를 관철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그 목표를 어떤 방식으로 달성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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