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이준석 대표의 ‘간장 한 사발’ 발언에 대해 “속이 타나 보죠”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간장이란 표현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묻는 질문에 "한국말인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디코이(미끼)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한다. 다음주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적었다. ‘직접 쏘기 시작한다’의 주체는 장 의원, ‘간장’은 안 의원(간 보는 안철수)과 장 의원을 뜻하는 말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장 의원이 대표를 맡은 포럼에 안 의원이 참석하며 자신과 각을 세울 수 있다는 이 대표의 반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안 의원 발언은 이같은 자신과 장제원 의원 간 밀월관계를 암시한 이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은 이날 이 대표가 주도해서 추진한 당 혁신위원회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안 의원은 혁신위원회 활동 방향과 관련해 "(우리는) 야당을 설득해 정부 정책을 제대로 수립하는 것과 세계적 경기 침체에 대응해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당 내부의 파워 싸움이나 헤게모니는 다 부질없다"고 말했다.
한편 포럼을 주도한 장 의원은 이날 이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 "이준석 대표와 저와 어떤 갈등이 있느냐"며 "자꾸만 갈등을 유발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간장 한 사발'이란 표현이 장제원·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선 "무슨 말인지 모른다"며 언급을 아꼈다.
포럼에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대거 참여해 세력화 해석이 나오는 것을 두고는 "포럼은 있던 것을 재개한 것이고 다양한 콘텐츠로 의원 연구모임을 할 것"이라며 "세력화라는 것은 과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최근 불거진 당 내홍 관련해서는 "서로 자중하고 말을 아끼면서 의원들의 집단 지성을 갖고 해결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집권 여당의 진중함, 무게감을 갖고 힘을 합쳐 나가야 한다. 정당에는 갈등이 있고, 갈등을 잘 해소하는 것이 정치력이고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