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이 열리는 포천힐스CC의 ‘승부처 홀’은 8번홀(파4)과 18번홀(파5)이다. KLPGA투어는 선수들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최종라운드에서 선수들이 각각 ‘원 온’과 ‘투 온’이 가능하도록 세팅한다.
올해는 승부처 홀로 불릴 만한 곳이 한 곳 더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512야드 길이의 1번홀(파5)이다. 이 홀은 지난해 홀 난이도 순위에서 10위(평균 5.04타)에 있던 평범한 홀. 그린 앞 개울이 까다롭지만, 티샷과 두 번째 샷만 잘 공략하면 버디 이상을 노려볼 만한 곳이다.
그런데 올해 1라운드에선 1번홀에서 대형 사고가 연달아 터졌다. 이 홀에서만 더블 보기 이상을 적어낸 선수가 12명에 달했다. 트리플 보기 이상을 적어낸 선수도 5명이나 됐다. 그중 3명은 쿼드러플 보기를 쳤다.
포천힐스CC 관계자는 “1번홀은 난도가 높은 홀이 아니지만 보상과 페널티가 가장 심한 홀”이라며 “코스 전체가 왼쪽으로 쏠려 있으면서 오른쪽 공간이 아예 없기 때문에 크게 타수를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톱랭커 중 쓴맛을 본 건 오지현(26·사진)이다. 오지현은 이 홀에서 무려 8타 만에 탈출했다. 시작부터 꼬였다. 티샷이 살짝 밀렸고 결국 오른쪽 러프에 빠졌다. 그린이 보이지 않아 결국 레이업 샷을 했는데, 세 번째 샷마저 우측으로 나갔다. 그는 결국 여섯 번째 샷만에 그린에 공을 올렸고 트리플 보기를 적어냈다.
OB(아웃오브바운즈)를 두 번이나 낸 선수도 나왔다. 이재윤(22)은 티샷을 페어웨이에 잘 보냈지만, 두 번째 샷을 우측으로 빠뜨렸다. 다시 친 네 번째 샷마저 코스 밖으로 보낸 그는 7번째 샷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린 뒤 쿼드러플 보기로 겨우 탈출했다.
한편 이날 포천힐스CC는 단 한 개의 이글만 허락했다. 주인공은 KLPGA투어·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통산 35승에 빛나는 안선주(35)다. 이글은 10번홀(파5)에서 나왔다. 안선주는 홀로부터 약 113야드 거리에서 친 세 번째 샷을 그대로 홀 안에 넣으면서 이글을 낚았다.
포천힐스CC=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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