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국여자오픈(공동 7위)에 이어 다시 한번 톱10에 드는 게 목표입니다. 일단 ‘시동’(프로암 대회 우승)이 잘 걸렸으니, 제 샷을 믿어봐야죠.”
지난 21일 저녁 경기 포천 포천힐스CC에서 만난 임지유(17·수성방통고2·사진)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18홀 승부로 모자라 3차 연장 끝에 승리한 직후였는데도 피곤한 기색은 없었다.
임지유는 이날 열린 ‘테일러메이드 드림챌린지’에서 우승하며 24일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2’의 마지막 출전 티켓을 따냈다. 테일러메이드 드림챌린지는 골프 꿈나무를 발굴하고 후원하기 위해 테일러메이드 코리아와 한국경제신문사가 함께 연 프로암 대회다. KLPGA 선수 30명이 14세 이상 아마추어 골퍼 90명과 ‘4인 1조’로 출전해 18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승부를 펼쳤다. 임지유는 2언더파 70타로 동갑내기 라이벌 김민서와 공동 1위로 라운드를 마친 뒤 연장 3차전 끝에 우승컵을 들었다.
다섯 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은 임지유는 차세대 유망주로 꼽힌다. 씨름선수 출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체력에 골프에 대한 열정이 더해진 덕분이다. 올해 국가대표에 선발됐고 19일 막을 내린 한국여자오픈에서는 최종합계 10언더파 276타를 치며 공동 7위에 올랐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산정한 월드 아마추어 골프랭킹 43위다.
한국여자오픈에서 산악코스를 4일 내내 걸어서 소화한 지 이틀 만에 나선 대회였지만 임지유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첫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곧바로 버디를 잡으며 실수를 만회했고, 후반에 버디 2개를 추가했다. 임지유는 “피로가 덜 풀린 탓인지 샷감이 평소 같지 않았다. 그래도 쇼트게임으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임지유의 장기는 날카로운 아이언샷과 정규투어 출전을 앞두고 매일 3시간 이상 연습한 쇼트게임 능력이다. 매일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체력훈련과 샷, 쇼트게임을 번갈아가며 연습하는 노력파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골프를 하는데 뭐가 힘들겠냐”며 환하게 웃었다.
임지유의 롤모델은 임희정(22)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경기를 펼치는 모습을 닮고 싶단다. 임지유는 “KLPGA투어에서 매년 1승씩 올린 뒤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르고 싶다”며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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