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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 데드캣 바운스…"빠르지만 얕은 침체" [조재길의 글로벌마켓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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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반등했습니다. 특별한 호재는 없었으나 지난주 낙폭이 과대했다는 인식이 팽배했습니다. 다만 향후 경기 침체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데드캣 바운스’(약세장 속 일시 반등)라는 분석이 적지 않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5% 상승한 3,764.79, 나스닥지수는 2.51% 오른 11,069.30, 다우지수는 2.15% 뛴 30,530.25로 각각 장을 마감했습니다. 전날인 월요일은 준틴스 데이(노예해방일) 휴장일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주말부터 쏟아졌던 미 중앙은행(Fed) 인사들의 발언이 오전부터 소화됐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경기가 지금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다음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75bp(0.7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Fed가 물가 안정에 ‘올인’하고 있다”며 “물가의 원인이 무엇이냐에 관계없이 지금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금리를 한꺼번에 1%포인트 올리는 건 경제에 심장마비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총재는 “물가를 다시 (정책 목표치인) 2%로 되돌리려면 2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일부 인플레이션 요인들은 4월 대비 5월에 악화했다”며 “그래도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는 “향후 수개월간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점을 우선 강조했습니다. 그는 “1년동안 3%포인트를 한꺼번에 올린 1994년의 통화 정책을 재연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올해는 경기 확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고용 시장은 여전히 탄탄하다”고 소개했습니다. 경제가 나쁘지 않은 만큼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서더라도 버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시장이 상당한 금리 상승을 예상하고 있는데 Fed는 그 기대를 충족해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월러 이사와 메스터 총재, 불러드 총재 등은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멤버입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고 광범위하다”며 “경기를 해치지 않고 2%의 물가 목표로 복귀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달 회의에서 75bp 인상안을 지지했던 건 미시간대 소비지표를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이달 기준 50.2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습니다. 직전 최저치는 1980년 5월의 51.7이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선 증시의 추가 하락 전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전략가는 “연말 S&P500지수가 3400까지 떨어질 것이란 게 기본 가정이지만 침체가 현실화하면 2900까지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S&P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5.3배까지 떨어졌으나 침체 땐 14배까지 더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윌슨 전략가는 “내년 상반기까지 침체를 맞을 확률이 35%인데, 지금 생각으로는 50대 50은 되는 것 같다”며 “다만 침체가 공식화되면 약세장은 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침체가 선언되면 ‘바닥론’이 득세하면서 주가는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윌슨 전략가는 “증시가 바닥이란 분위기가 공고해지면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크리스 베론 스트래터가스 파트너 역시 “증시는 아직 바닥이 아니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S&P지수가 3350~34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며 “간혹 2개월정도 약세장 랠리를 통해 주가가 15~20%까지 반등할 수 있지만 진짜 강세장은 아니다”고 했습니다.

베론 파트너는 “진짜 반등 조짐이라면 거시경제가 개선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최근 하락장을 분석해보면 ‘항복’(capitulation)의 분명한 조짐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증권금융협회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 80%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스태그플레이션을 최대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조너선 라이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이와 관련 “1970년대만큼은 아니더라도 고용 시장은 확실히 둔화할 것”이라며 “물가가 떨어지기 전 침체가 시작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왔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이 5%만 넘어도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역시 비슷한 논리를 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5%를 넘을 때는 Fed가 어떤 조치를 취해도 경착륙이 불가피하다”고 단언했습니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내놓은 투자노트에서 “내년 침체 확률을 종전 15%에서 30%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며 “2년 내 침체 확률도 35%에서 48%로 높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예상보다 빨리 경기 침체가 닥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이번 침체의 폭은 상대적으로 얕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날 나온 경제 지표도 부진했습니다.

시카고연방은행이 발표한 5월 활동지수는 0.01로, 전달(0.4) 대비 크게 떨어졌습니다.

기존 주택 판매는 4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내놓은 지난달의 기존주택 판매 건수는 전달보다 3.4% 감소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또 뛰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09달러 오른 배럴당 110.6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52센트 상승한 배럴당 114.65달러였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갑자기 늘어난 실적악화 가이던스 ② “침체, 연말부터 6개 분기 지속” ③ 켈러그도 3개사로 쪼갠다 ④ 머스크의 3가지 조건 ⑤ 엔화, 24년만의 약세 등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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