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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리스크…글로벌 금융社 순이익 37%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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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충격에서 회복 중이던 세계 기업의 순이익이 여섯 분기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탓에 공급망 문제가 더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 1만3600개 주요 기업의 2022년 1분기 순이익은 총 1조829억달러(약 1402조355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감소했다. 세계 기업의 순익이 줄어든 것은 2020년 3분기 이후 1년 반 만이다.
공급망 더 악화시킨 우크라이나 사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한 2020년 1~2분기 크게 감소했던 기업의 순이익은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선 2020년 3분기 이후 줄곧 1년 전을 웃돌았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일어서던 세계 기업의 실적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기업 순익의 20%를 차지하는 금융 업종의 실적이 37% 급감했다. 미국 씨티그룹,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대형 금융회사들이 러시아 관련 대출의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린 영향이다. 항공·해운 업종은 아홉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반면 원유 가격이 오르고,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에너지와 전자 업종의 순익은 각각 37%, 21% 늘었다. “반도체 등 핵심 부품 부족과 공급망 정체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더욱 커졌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개별 기업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1분기 순익은 378억달러로 1년 전보다 168억달러(81%) 급증했다. 국제 유가 급등에 힘입어 순익과 순익 증가율 모두 세계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위 애플은 2위로 밀려났다. 순익이 크게 증가한 기업 10곳 가운데 절반이 정유회사였다.

2019년 12월 상장 이후 최대 순익을 낸 덕분에 아람코의 주가는 1년간 20% 뛰었다. 지난 5월엔 애플을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애플(25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167억달러),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164억달러) 등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이 순이익 순위 2~4위였다.

BMW는 자동차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다. 1분기 순익이 113억달러로 3.6배 늘었다. 반도체 부족 장기화에 대응해 롤스로이스 등 부가가치가 높은 최고급 브랜드를 우선 생산한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난 데 힘입어 삼성전자의 순익도 92억달러로 57% 증가했다. 지난해 21위였던 세계 순위도 9위까지 뛰어올라 한국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다. 중국 금융회사 네 곳이 순익 10위권에 오른 반면 일본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2분기 실적 키워드도 ‘공급망’
올 1분기 순익이 가장 크게 줄어든 기업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었다. 비전펀드의 투자손실로 1분기 181억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작년 1분기보다 순익이 362억달러 줄었다.

203억달러의 적자를 낸 영국 정유회사 BP가 순익이 두 번째로 많이 줄어든 기업이었다. 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기 위해 1분기 러시아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255억달러의 손실을 반영한 영향이 컸다. 1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49억달러)를 낸 한국전력공사도 순익이 크게 감소한 기업 10위에 올랐다.

올 2분기에는 세계 기업의 실적이 다시 개선될 것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망했다. 지금까지 예상 실적을 발표한 세계 주요 기업 4700곳의 4~6월 순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에너지와 소재 업종이 세계 기업의 실적 증가세를 이끌 것이란 예상이다.

반면 공급망 정체의 장기화 여파로 전자 업종의 순익은 3% 증가하는 데 그치고, 자동차 업종은 순익이 30% 줄어들 전망이다. 신문은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중단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벌어진 항공·해상운송 혼란 등 공급망 문제가 2분기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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