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사측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측의 노조 폭행 사건이 수습되자마자 일어난 사건이라 현대차 노사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7일 저녁 7시께 울산 북구 진장동 한 노래방에서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 대의원이 관리직 매니저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친목도모 목적으로 마련된 회식 자리에서 노조 대의원 심모씨가 생산 관리직인 이모 매니저의 핸드폰으로 이씨의 머리를 두 차례 가격했다. 이씨는 부장급 이하 직원이라 노조원이나 관리 등 사측 업무를 맡고 있어 사내에선 사실상 사측으로 분류되고 있다.
심씨는 이씨가 노조에 대한 농담을 하자 감정이 격해져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이후 심씨는 이씨의 핸드폰을 바닥으로 던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심씨는 이씨와 같은 생산 관리직인 권모 매니저를 폭행하기도 했다. 이씨 폭행 중 권씨가 심씨를 말리려 권씨의 오른쪽 뺨을 가격한 것이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상황을 정리 후 양 측을 분리한 이후 진술을 받았다. 경찰은 현재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노사간 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 초에는 사측 인사가 노조 인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노사간담회를 가진 이후 회식자리에서 팀장급 관리자인 이모씨가 노조 대의원인 권모씨의 머리를 맥주잔으로 두 차례 내려쳤다. 이후 지난 10일 이씨는 보직해임처분을 받았다.
연이은 노조간 폭행 사건에 현대차 내부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노조의 폭행사건을 두고 현대차 내부 익명게시판에는 “남양연구소에서 대의원 폭행한 팀장 해고 받았으면 (이번 사건 관계자도) 해고 당연히 이뤄져여 한다”며 “이번 폭행사건 그냥 넘기지 말고 공론화하자”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편 남양주연구소 사건 당시 노조는 “노조의 근간인 확대 간부 대의원에 대한 폭행을 노조에 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이에 강력 대응할 것”이라며 “요구사항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이후 일어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이 사측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구민기/곽용희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