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의 축구 스타 손흥민 선수의 자택은 영국 런던 중심부와 조금 떨어진 북부 햄프스티드에 있습니다. 총 20가구가 있는 4층짜리 고급 빌라 단지인데 매매가격이 103억원부터 시작해 영국 부자들만 사는 곳이라고 합니다. 4층 펜트하우스는 200억원이 넘는다고 하네요.
손흥민 선수는 한국에 잠시 들어올 때를 위해 서울에도 아파트를 마련했습니다.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서울숲 트리마제'인데, 2017년 전용 140㎡(약 57평)를 24억4000만원에 샀다고 합니다. 바로 앞에 서울숲이 있고 강북이기 때문에 거실이 남향으로 배치돼 파노라마 한강뷰가 펼쳐지는 아파트입니다.
호텔과 같이 청소, 발렛, 세탁 등 서비스가 가능하고 주민 편의시설도 잘 조성되어 있다고 하죠. 그 때문에 방탄소년단(BTS) 제이홉, 소녀시대 태연·써니 등도 거주할 만큼 연예인에게 인기가 좋은 곳입니다.
가격도 크게 뛰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전용 140㎡가 45억9000만원에 거래됐고 지난 14일에는 전용 152㎡가 64억원에 팔렸습니다. 가장 큰 평형인 전용 216㎡의 시세는 120억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의 숲세권에 강남까지도 10분 거리에 불과하니 오브제 아파트로서 가치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손흥민 선수가 사는 런던 빌라와 비교하면 비싸다고 할 수 없는 가격입니다. 손흥민 선수가 사는 빌라의 경우 동네 운동장이 보이는 경치에 그칠 뿐 별다른 경관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가격이 비싼 것은 런던의 주거난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러가지 주거의 가치를 고려하면 서울의 '똘똘한 한 채'들은 뉴욕, 런던, 파리, 두바이, 싱가포르 등에 비해 저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뉴욕 맨해튼에 새로 준공한 143층 아파트의 펜트하우스는 약 1500억원에 팔렸습니다. 두바이에 쌍용건설이 공사하면서 유명해진 '로열 아틀란티스 레지던스'는 펜트하우스를 634억원에 팔고 있습니다. 물론 세계적인 도시의 펜트하우스이지만, 서울 한복판의 트리마제 펜트하우스가 12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서울의 똘똘한 한 채 가격을 비싸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국제적인 도시의 똘똘한 한 채 가격은 비싸기로 유명합니다. 홍콩 부유층이 사는 홍콩섬 고지대의 빌라나 아파트 가격은 평당 3억~4억원에 달합니다. 다만 서울의 경우 아직 수요가 연예인이나 기업가 등으로 국한되어 국제적인 도시보다 낮은 편입니다. 외국계 금융기관의 아시아 지사나 세계적인 기업의 아시아 본사 등이 유치된다면 가격은 더 오르지 않을까요.
서울이 국제적인 도시로 점차 발전할수록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국내외에서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올라 전체적인 주택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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