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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 한동훈, 조직개편?검수완박 대응 등 광폭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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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지 한 달째를 맞았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조직 개편과 인사 등을 통해 법무부와 검찰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쉼없이 움직이며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 장관 취임 후 법무부의 권한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는 우려는 넘어야할 과제로 꼽힌다.
◆쉴새없는 변화 추진
한 장관은 지난달 17일 취임과 함께 검찰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부활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다음달인 18일 서울남부지검은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을 개편하는 방식으로 합수단을 재출범시켰다. 합수단은 곧바로 암호화폐 루나·테라 폭락사태 수사를 맡으며 전통적인 금융산업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분야 범죄까지 적극적으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 장관은 취임 이틀째인 지난달 18일엔 대검찰청 차장검사·서울중앙지검장·서울남부지검장·수원지검장·법무부 검찰국장 등 핵심 간부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특수통들이 영전했고, ‘친문’(親文) 검사들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으로 좌천됐다. 이달 초 공직자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인사정보관리단도 법무부에 신설했다.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맡아온 인사검증이 법무부로 넘어오게 됐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대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장관은 문재인 정부 때 형사·공판부로 바뀌었던 전국 검찰청의 33개 직접·전담 수사부서 가운데 17개 부서의 명칭을 변경해 직접수사 기능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0부는 공공수사3부, 형사11부는 조세범죄조사부, 경제범죄형사부는 반부패수사3부로 바꾸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오는 9월 검수완박법(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도 직접 수사권이 남아있는 부패·경제범죄 담당으로 분리돼 수사권한을 갖게되는 검찰 인력이 늘어날 수 있다.

법적대응을 위한 조직도 꾸렸다. 법무부는 지난달 26일 ‘법령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와 ‘헌법쟁점연구 TF’를 가동시켰다. 법령제도개선 TF는 하위법령과 내부지침규정 재개정을 통해 검수완박 여파를 최대한 막는 방안을, 헌법쟁점연구 TF는 검수완박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등 헌법쟁송 검토를 맡는다.

한 장관은 촉법소년 연령기준 하향, 이민청 설치 검토, 교정직 처우 개선 등 비(非)검찰 업무 분야에서도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법무부 공식 문서에서 간부를 호칭할 때 ‘님’자를 빼라는 지침을 내리는 등 조직 문화 개선에도 신경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지도 '쑥쑥'…권한 확대 우려 여전
한 장관은 개혁 행보를 바탕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5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누가 윤 대통령 뒤를 이을 차기 정치지도자인가’라는 질문에 한 장관이라는 응답이 15.1%를 차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29.3%), 오세훈 서울시장(23.9%)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 장관은 높아진 인지도를 바탕으로 조만간 검찰총장 인선 및 검찰 정기인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총장 인사추천위원회가 아직 구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총장 공백 상태가 한 달가량 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 정기인사에선 특수통 독주와 친문 검사의 추가 좌천 여부가 관심사다. 한 장관은 최근 인사와 관련해 “특정 전문분야가 다른 전문분야의 영역까지 다 독식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표명해놓았다. ‘검사 유배지’로 불리는 법무부연수원의 연구위원 정원은 5명 더 늘려 추가 좌천 가능성을 열어놨다.

인사가 끝나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속도를 내고 있는 ‘산업부 블랙리스트’, ‘성남FC 후원’,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등 전 정권을 겨냥한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의 경우 서울동부지검이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을 지낸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수사대상에 포함하는 등 수사범위를 ‘윗선’까지 확대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법무부 권한이 대폭 커진 데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것은 과제로 꼽힌다. 인사정보관리단이 출범하면서 한 장관이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 역할까지 맡게 됐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앞으로 진행될 대법관 인선 과정에서 법무부가 후보자 검증을 맡는다면 한 장관의 권한 비대화 논란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당연직 위원인 법무부 장관이 추천과 검증을 동시에 하게 돼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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