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15일 17:3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이 인천 송도에 있는 18홀 회원제 골프장 잭니클라우스GC를 약 3000억원 초반에 인수한다. 홀당 160억원이 훌쩍 넘는 수준이다. 역대 골프장 거래 중 최고가를 기록하게 됐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부동산 관리회사인 포스코O&M는 잭니클라우스GC 인수를 위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했다. 인수금액은 약 3000억원 초반 수준이다. 앞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칸서스자산운용은 잭니클라우스GC 매각 본입찰에 참여해 3000억원대 초반 수준의 인수가를 제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골프장 매각은 예비인수자를 미리 정해놓고 입찰을 붙이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됐다.
예비후보자인 포스코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칸서스가 제시한 가격을 수용하면서 최종 인수자로 낙점됐다. 포스코는 당초 2650억원의 가격을 써냈다. 기존 가격보다 약 500억원을 높이면서 인수를 확정지었다.
포스코는 인수전 초반부터 잭니클라우스GC에 대한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을 통해 잭니클라우스GC를 보유한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지분 29.9% 보유한 2대 주주다. 포스코는 칸서스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가격을 제시했음에도 이를 수용하면서 인수전의 승자가 됐다. 홀당 기준 기존 147억원에서 167억원까지 20억원을 추가로 높인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잭니클라우스의 가치 등을 감안하더라도 포스코가 기존에 제시했던 금액은 이미 충분히 높은 수준이었다"면서 "포스코가 본업이 아닌 골프장 사업에 무리하게 베팅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잭니클라우스GC는 역대 골프장 거래 중 최고가를 기록하게 됐다. 현재까지 최고가 거래는 지난해 3월 국내 사모펀드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한 경기 이천의 18홀 골프장 사우스스프링스CC로 홀당 95억6000만원이었다.
앞서 강원 홍천의 클럽모우CC를 매각하기 위해 2500억원(홀당 92억원)을 제시한 칼론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던 하나금융-모아건설 컨소시엄은 일부 투자자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자 매물을 거둬들였다.
업계에서는 2020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골프산업이 호황기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골프장 몸값이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잭니클라우스GC는 만성적인 운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종식으로 해외 여행이 자유로워진 뒤에도 국내 골프장의 인기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장은 하루에 운영할 수 있는 경기가 제한적이어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몸값이 계속 치솟으면 골프장 거래도 폭탄 돌리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