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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랜드, '핑거무빙' 등 기술력 차별화…안마기 넘어 헬스기기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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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원.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지난해 글로벌 안마의자 시장 규모를 이 정도로 추산했다. 국내 안마의자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15년 3500억원 규모였던 시장이 6년 만에 약 3배로 성장했다.

이 같은 안마의자 시장의 성장에는 바디프랜드 역할이 주효했다. 남다른 혁신 기술과 업계 최초의 렌털 서비스를 앞세워 안마의자 시장을 혁신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 4월 기준 바디프랜드의 누적 고객은 100만 명을 돌파했다. 바디프랜드 설립 당시인 2007년 2000명 대비 약 500배 성장했다. 매출은 27억원에서 2021년 5913억원으로 220배 불어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혁신을 거듭하며 세계 시장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상에 없는’ 제품·기능 승부수
바디프랜드가 설립된 2007년 국내 안마의자 시장은 파나소닉과 이나다훼미리, 후지의료기 등 일본 기업의 각축장이었다. 한국보다 저출산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일본에서 중·장년층 사이 인기를 누리던 안마의자가 인접국인 한국에 상륙한 것이다.

당시 국내 안마의자 시장 규모는 200억~300억원인 가운데 브랜드별로 디자인과 기능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중·장년층을 위한 건강 가전으로서 색상은 검정 위주였고 단순히 ‘마사지를 제공하는 기계’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바디프랜드가 안마의자의 시장성과 함께 “경쟁력이 있겠다”고 판단한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국내 소비자의 다양하면서 까다로운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일념에 보유 현금 대부분을 투자해 디자인 역량 강화에 나섰다. ‘디자인연구소’와 ‘기술연구소’라는 연구개발(R&D) 조직을 세운 배경이다. 이후 집안 인테리어와 잘 어울릴 법한 ‘예쁜 안마의자’와 한국인 맞춤형으로 마사지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기능의 안마의자’를 개발하는 데 총력을 다했다.

삶의 질과 건강이 중시되는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시장과 소비자들도 화답했다. 바디프랜드는 2009년부터 시장의 우려를 딛고 소비자들의 초기 비용부담을 줄여주고자 렌털을 접목해 안마의자 대중화에 불을 댕겼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부담 없는 비용으로 고객 자신과 가족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일본 브랜드는 종적을 감추고 바디프랜드가 정상에 올랐다”고 말했다.
○전문의가 설계·마사지 코딩 참여
바디프랜드는 1위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력 혁신에 끊임없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핑거무빙(finger moving)’을 비롯한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에 앞으로 5년간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게 좋은 예다. ‘메디컬 R&D센터’ 등의 조직이 핑거무빙 등 신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센터는 바디프랜드가 2016년 3월 정형외과, 신경과, 한방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 전문의를 대거 영입해 꾸민 조직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안마의자 시장이 지금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차별화된 기술력이 자리한다”며 “각 분야 전문의를 포함한 뛰어난 연구개발 전문 인력이 안마의자와 건강의 상관관계를 입증하는 한편 마사지의 건강 증진 효과를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전문의들은 직접 안마의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마사지 모듈 구조를 연구하고 전문 지식을 접목해 마사지 프로그램 로직을 직접 구성한다. 그렇게 탄생한 핑거무빙은 한 번에 성인 평균 엄지손가락 너비의 10분의 1보다 작은 1.25㎜씩 움직이며 정교한 마사지를 제공하는 핵심 기술이다. 더파라오, 더팬텀 등의 제품에 도입된 XD-Pro(프로) 마사지 모듈에 적용돼 있다. 특허 등록에 임상시험 입증까지 마친 ‘수면프로그램’과 아름다운 휴양지의 카타르시스를 공감각적으로 제공하는 ‘심상 마사지’도 마찬가지다.

바디프랜드는 관계자는 “앞으로 5년 동안 1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집중 투자해 기술 격차를 10년 이상 벌려 나갈 계획”이라며 “안마의자 업체 선택 시 해당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이 중요한 만큼 실제 연구개발 투자 활동을 잘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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