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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의 논점과 관점] 尹 대통령,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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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93개 유엔 회원국 중 ‘대통령 단임제’를 채택한 나라는 한국과 필리핀 멕시코 파라과이 파나마 콜롬비아 6개국이다. 2000년대 초(12개국)의 절반으로 줄었다. 독재 방지나 책임정치 등엔 유용하지만 레임덕이 빠르고 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단점 때문에 중임·연임제 또는 의원내각제로 바꾸는 추세다. 한국은 1987년 9차 개헌 이후 35년째 5년 단임제다.
검사 중용으로 적폐청산 의지
‘정치 신인’ 윤석열 대통령에겐 그 5년이 더없이 짧을 것이다. 국정을 파악하고 뭘 좀 해보려다가 끝날 가능성이 크다. 중간에 총선이 끼어 더 그럴 수 있다. 22대 총선이 있는 2024년 4월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곧바로 레임덕으로 직행할 가능성도 크다. 레임덕을 피하려면 총선 승리는 필수다.

방법은 두 가지다. 인위적 정계 개편으로 국회에서 안정적 의석을 확보하거나, 2년 내 나름대로 성과를 내서 평가받는 것이다. 대통령직선제 개헌 이후 7명의 대통령 중 4명이 여소야대 정국을 여대야소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야당 의원 빼오기로, 노무현은 탄핵을 무릅쓴 총선을 거쳐 다수당을 만들었다. 이명박과 문재인은 각각 대선 직후, 코로나 발발 직후 총선이라는 덕을 봤다. 범야권 의석(184석)이 압도적인 데다 총선이 2년 후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윤 대통령은 요행을 바라기 힘들어 보인다.

남은 방법은 하나다. 확실한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곳곳에 걸림돌이 도사리고 있다. 최근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하나같이 고물가·저성장의 ‘복합 경제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수출·소비·투자 동반 하락으로 성장은 반토막, 물가는 두 배로 가고 있다. 금리 인상 속에 6500조원 가까운 가계·정부·기업 부채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다. 거기다 북핵·대중 관계에서도 성과를 내기 힘든 상황이다. 큰 욕심을 내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상황을 관리하며 개혁 과제에 집중하는 게 순리다.

새 정부 인사가 우려되는 게 바로 이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와 행정부 요직 곳곳, 금융감독원에까지 검사 출신을 중용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공화국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윤 대통령은 “적재적소 인사”라며 요지부동이다. 뜻하는 바가 있다는 의미다. 아마도 지난 대선 공약대로 ‘공정’과 ‘상식’을 구현하면서 지난 정부가 남긴 적폐들을 정리하는 것일 터다. ‘뼛속까지 검사’인 대통령은 월성 원전 사건부터 울산시장 선거 개입, 라임·옵티머스펀드 사기, 대장동 의혹 등 5년간 ‘지체된 정의’들을 속히 바로 세우고 싶을 것이다. 그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정권초 對野 전면전 득실따져야
하지만 그것을 우선순위로 둬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경제위기라는 태풍이 예고돼 있는 상황도 그렇거니와, 국가 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연금·노동·교육 부문 개혁을 위해 거대 야당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들을 상대로 한 사정 드라이브는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를 거센 파도에 흔들리는 돛단배처럼 위태하게 만들 것이다. 거기다 상대가 선거에서 3연패하고도 ‘0.73%짜리 대통령’ 운운하며 정부의 예산 편성권은 물론 시행령 개정권까지 뺏겠다는 거대 야당이다. 윤 정부의 적폐청산 시도가 본격화됐을 때 어떤 식으로 나올지는 불 보듯 뻔하다.

물론 비리수사를 덮자는 얘기가 아니다. 타이밍과 디테일이 중요하다. 지금은 경제위기 극복과 개혁 과제 등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다. 그 어느 때보다 일의 선후와 경중, 완급과 강약을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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