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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공포'에 패닉셀 쏟아졌다…시총 88兆 증발, 신저가 종목 44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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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월요일인 13일 코스피지수가 2500선 붕괴 직전까지 내려앉았다.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강도가 더 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아시아 증시는 강한 공포감에 휩싸였다. 이날 하루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약 71조원, 코스닥 시가총액은 약 17조원 감소하는 등 국내 증시에서 88조원이 증발했다.
인플레 우려에 ‘패닉셀’
이날 코스피지수는 3.52% 내린 2504.5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 낙폭은 2020년 8월 20일(-3.66%)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 2020년 11월 13일(2493.97) 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오히려 천정부지로 치솟자 국내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0일 미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8.6% 급등했다. 전달(8.3%)보다 상승폭이 컸다. 시장에서 ‘정점’었을 것으로 기대했던 3월(8.5%)보다 더 높은 수치다.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의 최고치다. 월가 예상치는 8.3%였다.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틀렸다는 게 확인되자 이날 증시에서는 ‘패닉셀(공포에 사로잡혀 손실을 감수하고 매도하는 것)’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을 5815억원어치, 현물은 500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도 현물 218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444개였다.

코스닥지수는 낙폭이 더 컸다. 4.72% 내린 828.7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낙폭은 2020년 6월 15일(-7.09%) 후 최대다. 종가 기준 2020년 8월 3일(827.57) 후 약 1년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80개 종목이 상승한 반면 1388개 종목이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3.01%), 대만 자취안지수(-2.36%)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단기 저점에 대해 말하기를 꺼렸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직전 저점을 깨고 투매가 벌어지며 추세가 깨진 상황에선 단기 저점을 쉽사리 짚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연저점을 경신하자 투자자들은 지금이 저가 매수할 시기인지, 투매에 맞춰 손절매해야 할 상황인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8.8배 수준이다. 지난해 1월 고점(약 14.9배) 대비 41%가량 하락했다.
저가매수 vs 현금 보유 ‘팽팽’
그러나 저평가 국면이라고 해서 증시가 반드시 반등하리라는 법은 없다.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 전망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220개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4조6006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1.55% 감소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할 때라는 의견과 저가 매수에 들어가야 할 때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소비자물가지수가 6% 밑으로 내려가야 미 Fed의 강력한 긴축에 대한 공포감이 사라질 것”이라며 “최소 올 4분기 전까지는 물가가 6%대로 내려가기 어렵기 때문에 현금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올해 말까지는 적절한 진입 시점을 기다리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기 투자자라면 오히려 지금이 진입하기 적절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지지율이 낮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있는 11월 전까지 원유 증산을 유도해 물가를 잡아야 할 것”이라며 “3분기부터 원유 가격이 다소 안정화되면서 증시도 안도 랠리를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증시가 반등할 시점은 유가 상승이 잦아들 때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건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선 유가와 중국 봉쇄로 인한 공급망 훼손 현상”이라며 “중국이 봉쇄를 풀기 시작했기 때문에 결국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 증시도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배태웅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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