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최형원)는 이날 백 전 장관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백 전 장관은 2017년 장관 재직 중 전 정권에서 임명된 산하 발전 공기업 기관장들을 압박해 사표를 받아내도록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백 전 장관은 산업부 산하기관의 특정 후임 기관장이 임명되도록 돕거나, 이미 내정된 후임 기관장에 대한 인사를 취소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지난 9일 검찰은 백 전 장관을 소환해 14시간가량 고강도 조사를 벌인 바 있다. 검찰은 지난달 백 전 장관의 자택과 한양대 퓨전테크놀로지센터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PC에서 이메일 내역 등 자료를 확보했다.
해당 사건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019년 1월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걸림돌을 없애기 위해 인사권을 남용했다"며 백 전 장관 포함 산업부 공무원 5명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검찰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된 시점인 지난 3월 산업부 원전 관련 부서를 압수수색했다. 지난달에는 이인호 전 산업부 차관 등 산업부 공무원 4명에 대한 피의자 소환조사도 마친 바 있다.
이에 이번 백 전 장관 조사 결과에 따라 수사가 전 정부 청와대 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