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이 오미크론 변이 등에 효과적인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는 코로나19 백신 업데이트가 관련 기업의 주가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는 업데이트한 자사의 백신이 기존 백신보다 오미크론 변이에 더 강력한 면역반응을 생성했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과 기존 백신을 결합한 ‘콤보’ 백신 부스터샷(추가접종)의 임상시험 결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기존 백신 대비 1.75배 수준의 중화항체를 생성했다고 모더나는 밝혔다.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모더나 주가는 전날보다 2.19% 오른 148.53달러에 장을 마쳤다.
모더나를 비롯한 제약사들은 백신 업데이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모더나가 업데이트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를 가장 빨리 발표하기는 했지만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등 다른 제약사들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지난 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로부터 백신 긴급사용 허가를 받은 노바백스까지 경쟁전에 가세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업데이트 전쟁의 승자가 어느 회사일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에서 오미크론의 하위변위인 BA.2.12.1와 BA.4, BA.5 등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기존 백신 접종 및 감염으로 형성된 면역이 하위변위를 전면 차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FDA 자문단이 오는 28일 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 들어 코로나19 백신 관련주들은 고전해 왔다. 노바백스 주가는 올 들어 이날까지 65% 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모더나 주가는 41%, 바이오엔테크는 37% 이상 하락했다. 화이자가 9.44% 하락하며 그나마 선방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업데이트 경쟁에서도 기존의 강자였던 모더나와 화이자 등이 앞서가고 후발주자인 노바백스가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러나 백신 업데이트가 주가에는 별다른 순풍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SVB증권의 마니 포루하르 애널리스트는 “노바백스가 저가 전략을 취할 경우 업계가 백신 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업데이트 백신의 효능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