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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델 이채원 “주목받으면 받을수록 에너지가 샘솟는 체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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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와 아성, 그리고 그 안에서 한 눈에 다가올 이채원이라는 고유의 멋.


[박찬 기자] 꿈이라는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청춘의 세계는 그 자체로 선명한 본색을 담아낸다. 늘 새로워지길 고투하고, 시간과 시간을 넘어 팽창하는 비상의 흔적. 텅 빈 밤이 달을 맞이하며 새벽 앞에 기울듯, 표현의 질감은 찬찬히 짙어져 가기 마련이다.

2002년생 모델 이채원은 그런 청춘의 기대감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들 중 한 명. 본봄(BONBOM)의 22 FW 컬렉션 무대에 올라 오프닝 모델로서 자리 잡는가 하면, 패션 전문 매거진 데이즈드 코리아(DAZED KOREA)의 단독 화보에 나서서 다채로운 얼굴을 선보이기도.

처음 그를 사로잡았던 기대감이 이젠 존재감으로 흘러나와 극적인 상승 곡선을 품어내는 듯 했다. “모델이라는 직업은 단순하게 마네킹처럼 옷만 걸치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꿈과 청춘, 그것을 고민하고 관통해나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이채원은 솔직하게 답해나가기 시작했다.

Q. 요즘 가장 핫한 루키 모델 중 한 명이다. 이번 화보 촬영장에서 그 존재감을 확실히 증명한 듯했다

“그런 명칭을 붙여주신 것만으로도 가슴 뛰는 심정이다. 화보 촬영장에서도 카메라를 통해서 대중들에게 나를 소개할 기회가 된 것 같아 무척 뜻깊었다. 촬영 때 꽃을 활용하고, 다른 콘셉트에서는 레더 재킷으로 강렬한 모습을 보여줬던 것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Q. 평소 어떤 무드의 화보를 주로 촬영하는 편인가

“매 순간 다른 역할로 촬영한다. 때론 소년적인 무드를 소화해야 할 때도 있고, 때론 강렬하고 날 선 무드에 도전해야 할 때도 있다”

Q. 데이즈드 코리아(DAZED KOREA)에서는 본인의 별명, ‘TARZAN’이라는 부제로 화보 촬영에 나서기도. 어떤 계기로 이런 기획 기사에 주인공으로 서게 되었나. 사실 정말 흔치 않은 기회이지 않나

“촬영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는 무엇보다도 믿기지 않았다. 매체에서 나를 위한 콘셉트를 기획해주셨다는 점, 온전한 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기뻤다. 화보 속의 호텔 벨보이, 서퍼, 스케이트보더 등 모두 다 나에게 딱 맞는 콘셉트인 거다. 어떻게 하면 이 얼굴들을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심했다”

Q. 개인적으로 본봄(BONBOM)의 2022 FW 컬렉션 무대를 통해 처음 얼굴을 접하게 됐다. 민소매&반바지 차림에 털부츠를 신은 모습, 그리고 그것을 강인하게 소화해낸 모습이 특히나 돋보였는데

“매체를 통해서만 패션쇼를 접하다가 직접 그곳에 서게 되니 정말 기쁜 마음이었다. 많은 사람 앞에서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그런 소중한 기회니까. 오프닝 무대에서 발걸음 하나하나를 내디딜 때마다 너무 설레었고 흥분되었다”

Q. 실수에 대한 걱정과 긴장감은 없었나

“사실 무용수로서 무대에 섰던 경험이 많은 만큼 부담감이나 긴장감은 거의 없었다. 오로지 세상에 나 자신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만 가득했던 것 같다”

Q. 런웨이 가장 첫 라인업으로 나섰다는 부분도 꽤나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그 오프닝을 장식한다는 소식은 언제 접하게 되었나

“쇼가 시작되기 전날 저녁. 갑작스러운 소식이었지만 오프닝 무대를 장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큰 감사함을 느꼈다. 그만큼 잘 해내고 싶었고”

Q. 첫 런웨이 쇼인 만큼 그 의미 또한 누구보다도 깊었을 듯 한데

“물론이다. 평소 동경하던 모델 선배들과 런웨이를 함께 이룰 수 있다는 점 또한 매우 뜻깊고 인상적이었다. 현실 세계의 일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웃음). 물론 같은 쇼에 서는 만큼 모델로서의 본분을 지키고자 철저히 노력했다”


Q. 모델 일을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되었다고 들었다. 짧은 경력임에도 이런 굵직한 작업을 맡게 되면 부담감을 느끼진 않나

“물론 모델 일 자체만으로 봤을 때 결코 긴 시간 동안 활동에 나서진 못했지만, 나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에 있어서는 오랜 시간 노력해왔다. 무용수가 무대 위에 올라서는 것처럼, 모델 또한 얼굴의 표정과 몸짓을 활용하는 만큼 아티스트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마음속에는 부담감보다는 자신감이 훨씬 더 크게 자리 잡았고”

“더 덧붙이자면, 평소에도 부담감보다는 즐거움이 잘 와닿는 편이다. 나 자체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끄는 것에 큰 행복감을 느끼는 체질 같다. 주목받으면 받을수록 에너지가 샘솟는다(웃음). 그런 관심과 주목 자체가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부분이지 않나”

Q. 무용과에 재학 중이라고 들었다. 어떤 계기로 모델 활동에 나서게 됐는지

“전공이 현대 무용인 만큼, 어떻게 하면 내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드러낼 수 있을까 고민이 컸다. 그러던 중 루이비통의 버질 아블로(Virgil Abloh)가 기획한 패션 런웨이를 보게 되었는데, 기존 패션쇼에서 벗어난 복합적인 예술 형태에 큰 감명을 받게 된 거다. 나 또한 내가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과 협업해보고 싶었고, 그런 특성이 고스란히 녹아든 모델의 길에 입문하게 되었다”

Q. 그렇다면 본인이 직접 소속사에 찾아가 문을 두드리게 된 건가

“그런 셈이다. 그만큼의 열망이 있었기에 소속사와 맞닿게 됐다”

Q. 무용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중학교 1학년 때 TV를 보고 막연히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네가 특별히 내세울 수 있는 재능을 찾는 게 먼저다’라는 말씀을 해주시더라. 꿈만 앞섰지, 노력하는 게 정말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특별한 전환점을 찾던 중, 마침 현대무용이라는 길을 접하게 돼 지금까지 그 활동을 이어오게 됐다” 

Q. 숙련되기 정말 어려운 분야이지 않나

“세상에 결코 쉬운 길은 없다고 하지 않나(웃음). 물론 많은 연습량이 필요하지만, 무대에 올라 춤을 다 선보인 뒤 관객들의 박수를 받게 되면 엄청난 희열과 보람을 느끼게 된다. 그것을 바탕으로 또다시 새로운 무대를 준비하게 되는 거고”

Q. 이젠 시대가 많이 변하긴 했지만, ‘모델’하면 기다란 키와 강렬한 눈매 등 어느 정도 정형화된 기준이 있지 않았나. 그런 편견에 망설이게 된 부분은 없었나

“나 또한 어렸을 때 그런 고정관념에 빠져 있긴 했다. ‘모델’하면 마르고 길쭉한 몸매, 주먹만 한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르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일에 나서게 된 이후로는 나라는 고유한 가치를 이끌고자 노력한다. 큰 키를 갖추고 있진 않지만, 그 키를 넘어설 만큼의 매력과 영향력이 있다면 언젠가 더 큰 의미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모델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 그 미래를 확신하는 편인가

“사실 난 높은 자존감을 갖추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델로서의 길에 확신이 있는 편은 아니다. 자존감이 높은 것과 확신이 있는 건 조금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패션 트렌드는 급속하게 변화하지 않나. 그만큼 나 또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공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트렌드에 발맞춰 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까 고민이 크다”

Q. 노력파에 가까운 편인가

“목표가 생기면 달성하기 위해 일단 긴 시간 동안 노력한다. 단순히 ‘노력파’라기 보다는, 간절한 만큼 행동하는 사람에 가깝다고 느낀다. 정말 간절한 목표라고 생각이 들면 곧바로 몸을 움직여 노력하는 편이다”


Q. 이젠 모델도 그 역할과 색깔을 가감 없이, 다채롭게 펼칠 수 있는 시대다. 본인은 어떤 모델&엔터테이너가 되어 성장해나가고 싶나

“내 이름이 고유 가치로 남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또 한 가지의 목표가 있다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으로 국위 선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외국에서도 한국의 멋을 담아낼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Q. 나이와 상관없이 진짜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우리 학교 교수님을 많이 본받고자 노력한다. 교육가이시기도 하지만, 평소 안무 연출가로서 한국의 미를 멋지게 그려내시는 분이다”

“조금 다른 영역의 인물을 거론하자면, 배우 브래드 피트(Brad Pitt). 매작품마다 스펀지처럼 역할을 빨아들여 자신의 얼굴로 승화시키는 모습에 반했다. ‘파이트 클럽(Fight Club)’을 정말 감명 깊게 봤다”

Q. 평소 중요하게 생각하는 루틴이 있다면. 연습이나 식이요법도 괜찮다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 몸을 풀어준다. 정말 힘들지 않은 이상, 적어도 하루 1시간은 나를 위해 투자하는 것 같다. 그와 마찬가지로, 식이요법도 루틴에 맞게 철저히 지킨다. 패스트푸드에는 거의 손도 대지 않는다. 얼마나 식단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몸 컨디션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과식하게 되면 그다음 날에는 꼭 그만큼 열심히 운동하는 편이고”

Q. 외동아들이라고 들었다. 타지에서 홀로 활동 중인데 가족들이 걱정하진 않나

“물론 먼 곳에 계시긴 하지만 나를 믿어주시는 만큼 크게 걱정은 안 하시는 편이다”

Q. 지금보다 더 나은 모델,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부분

“책을 많이 읽고자 노력한다. 모델이라는 직업이 단순하게 마네킹처럼 옷만 걸치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다채로운 지식과 사상을 갖추고 있어야 더 극적인 얼굴을 가꿔낼 수 있다고 느끼기에, 패션과 무용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방면으로 공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Q. 20대가 가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 3가지를 꼽자면

“첫 번째로는 다양한 나라에 진출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내 영향력을 더 높게 끌어올릴 수 있는 그런 프로젝트를 달성하는 것.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가족들과 스위스로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부모님의 연세가 더 들기 이전에 좋은 추억 거리를 만들어 보고 싶다”

Q. 어렴풋이 그리는 올해 하반기의 목표와 계획

“다양한 방면으로 자기 계발해 더 나은 나를 브랜딩해나가는 것. 그리고 그 연구를 바탕으로 국 내외 활동을 새롭게 펼쳐보고 싶다”

에디터: 박찬
포토그래퍼: 두윤종
의상: CELINE by YOOX, VERSACE by YOOX, 존 바바토스, 클럽 모나코, 산드로 옴므
주얼리: 르세이(LSEY)
헤어: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웨스트점 이솔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웨스트점 지민 디자이너
플로리스트: 유지혜(플라워바이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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