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가 국가 기간통신망에 양자암호기술을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국가 기밀사항과 개인정보 등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 통신망에 양자암호를 쓰는 세계 최초 시도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역학을 활용해 광자(빛 알갱이)에 정보를 담아 데이터를 보호하는 통신 방법이다. 해커 등 제3자가 접근하면 데이터 내용이 어그러지므로 정보 도·감청을 막을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달 말까지 800㎞ 길이 통신망에 양자암호기술을 적용한다. 서울~세종~대전 구간, 대전~광주 구간에 각각 환형 구조 양자통신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완료되면 국내에서 가장 긴 양자암호통신망이 된다. 대부분 구간당 30~70㎞에 불과하던 양자통신망을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장거리로 늘렸다. 각 구간을 30여 개 양자중계기로 연결하고 중계 과정에서 데이터 손실이 일어나지 않게 했다는 설명이다. 별도로 양자암호통신 사업을 하는 SK텔레콤, SK스퀘어 자회사인 양자암호기업 IDQ와도 기술을 협력했다. SK브로드밴드는 “SK그룹 차원에서 10년 넘게 투자한 기술 노하우를 모두 쏟아부었다”고 했다.
양자암호통신망을 어느 부처가 쓰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K브로드밴드는 국가융합망 백본망(중추망)에 양자암호기술을 적용했다. 백본망은 여러 하위 네트워크(통신망)를 연결해 아우르는 최상위 통신망이다. 이후 정부가 필요로 하는 구간에도 추가로 양자암호를 적용할 예정이다. 향후 양자암호 키분배기 등 관련 장비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양자암호 서비스 구간을 확장할 수 있도록 통신망을 설계했다.
SK브로드밴드는 2020년부터 48개 정부부처 통신망을 하나로 연결하는 국가융합망 구축·운영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 국가융합망 사례를 발판으로 공공시장 양자통신망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키울 방침이다. 정부가 2027년까지로 계획한 공공·연구소 양자암호 정보보호망 등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있다.
김구영 SK브로드밴드 공공담당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공공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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