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소소하게 아끼려는 ‘짠테크족’에게 마일리지는 계륵 같은 존재다. 여행을 자주 가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포인트처럼 써버리기도 아까운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일부 금융소비자는 그냥 단거리 항공권이나 일반 포인트로 전환해 소진하기도 한다. 하지만 항공사 마일리지는 전략적으로 사용한다면 그 어떤 포인트보다 가성비가 좋다.
마일리지는 1년에 한두 번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이들이 항공권을 구매할 때 가성비가 가장 좋다. 대한항공은 평수기 국내선 이코노미석 왕복 항공권에 대해 1만 마일을 공제한다. 제주도 항공권은 서울발 기준으로 하루 수십 편이 운항한다. 당연히 가격 경쟁도 치열하다. 대한항공에서도 편도 2만~3만원에 항공권을 내놓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제주도 왕복 항공권에 마일리지를 1만 마일이나 쓰는 건 가성비가 크게 떨어진다.
장거리 항공권도 좌석 등급에 따라 마일리지 효율이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오는 10월 11일 출발, 20일 도착하는 인천~뉴욕 대한항공 항공권의 최저가는 일반석 기준으로 198만3000원인데 현재 대한항공 마일리지 공제 기준에 따르면 미주행 평수기 일반석 왕복에는 7만 마일이 공제된다. 198만원을 7만으로 나누면 대략 마일당 28원 정도의 값어치를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석 가격은 680만원이고, 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은 12만5000마일이 필요하다. 마일당 대략 54원의 가치로, 일반석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당연히 1등석에 사용하는 마일리지의 가치는 더 올라간다. 같은 편의 1등석 항공권 가격은 1259만원으로 마일당 가격이 78원에 달한다.
마일리지로 좌석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가성비가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마일리지를 사용해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이코노미 좌석의 운임 종류는 J, C, Y, B, M 등 다섯가지뿐이다. 즉 온라인 최저가의 이코노미석 티켓은 마일리지로 업그레이드 못할 가능성이 99%다. 같은날 기준 인천~뉴욕행에서 마일리지로 좌석 승급이 가능한 항공권의 가격은 371만원이다. 여기에 추가로 8만 마일을 공제해야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대한항공이 내년 4월부터 마일리지 제도를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개편한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기존엔 서울발 런던 파리 등 주요 유럽 도시와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서부 도시행 왕복 항공권에 △일반석 7만 마일 △비즈니스석 12만5000마일 △일등석 16만 마일이 필요했지만, 개편 후에는 각각 8만·16만·24만 마일이 공제된다. 뉴욕 워싱턴DC 등 동부 도시의 마일리지 항공권에도 각각 9만·18만·27만 마일이 든다.
비행기 탑승이나 신용카드 사용 외에 포인트 전환을 통해서도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 간편결제 앱 페이코는 22페이코포인트당 1마일리지(아시아나항공)로 전환해준다. 하나머니도 아메리칸항공 싱가포르항공 등 15개의 외국 항공사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다.
송영찬 기자<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송영찬의 짠코노미’의 풀 영상은 매주 월요일 오후 6시 유튜브 채널 주코노미TV에서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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