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의 고임금 패키지에 반감을 드러내는 비율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 보수 전문 컨설팅기업 패리언트 어드바이저스는 "올들어 지난달 15일까지 진행된 미국 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경영진 임금 안건이 90% 이상 찬성률로 통과한 비율이 6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최고경영자(CEO) 등의 고임금 안건이 주총을 무사 통과한 비율은 2020년 76%, 작년 71%에서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경영진 보수 안건에 대해 50~90%의 동의율을 받은 기업 수는 작년 25%에서 올해 36%로 늘어났다. 올해 미국 경영진들의 보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들의 고임금에 대한 투자자 및 주주들의 불만이 심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수치에는 5월말 열린 아마존 사례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마존 앤디 재시 CEO(사진) 등 경영진의 보수 안건은 56%의 지지를 받아 가까스로 주총 문턱을 통과했다. 해당 찬성률 역시 2020년 97%, 2021년 81%에서 대폭 깎였다. 재시 CEO의 연봉은 2억1270만달러(약 2600억원)에 달한다.
4조달러(약 5000조원) 자산을 운용하는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벤 콜튼 글로벌 책임자는 "지난 2년 동안 세이온페이(say-on-pay·경영진 급여에 대한 주주 발언권) 움직임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디스커버리의 경영진 보수 안건을 비판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데이비드 자슬라프 CEO가 2억4700만달러 규모의 급여를 지급받는 사안에 대해 정당한 사유를 대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FT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은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경영진 보수 안건에 대한 투표를 정기주총 이후로 연기하기 시작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