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01.64

  • 0.37
  • 0.01%
코스닥

762.20

  • 7.08
  • 0.94%
1/4

PEF ‘세컨더리 거래’가 폰지 사기(?)…국내 CIO 반응은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PEF ‘세컨더리 거래’가 폰지 사기(?)…국내 CIO 반응은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이 기사는 06월 07일 08:0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조 유로(약 2670조원)의 자산(AUM)을 운용하는 아문디의 최고투자책임자(CIO)가 현지 인터뷰를 통해 “사모펀드(PEF)와 사모펀드 간 매물이 오가는 세컨더리 거래 시장 일부는 폰지 사기를 닮아가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국내 투자업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국내 CIO들은 국내에선 아직 PEF 세컨더리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직접 비교가 어렵다면서도 '거품'을 조심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공감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3일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문디의 빈센트 모티에르 CIO는 현지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몇년 간 PEF들이 다른 PEF로 자산을 매각하면서 이익의 20~30배 수준의 가격으로 넘긴다"라며 "이런 거래의 일부가 민간시장에서 거품을 만드는 피라미드 다단계 구조와 닮아가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런 거래의 대부분이 현재 사모펀드 간에 이루어지고 있다"며 "한 사모펀드가 보유한 자산을 많은 투자자를 끌어 들인 또다른 사모펀드가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 기쁘게 사가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FT는 주식이나 채권은 가격 변동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투자성과를 숨기기 어렵지만 장기간 폐쇄형으로 운영되는 PEF는 아문디를 포함한 출자자(LP)들에게도 투자회사 관련 정보를 선택적으로 공개해 가치를 측정하기 어려운 점이 이번 발언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FT에 따르면 지난 한 해동안 이뤄진 PEF들 간 거래는 420억달러에 달한다. 올해 1분기에도 PEF들이 주도한 경영권 거래 인수 거래가 전년 대비 17% 증가한 2880억달러에 육박하며 PEF들이 코로나19 이후 막바지 '유동성 파티'를 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티에르는 "시가로 위험이 평가되지 않는다는 게 위험이 전혀 없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라며 "당장 3~5년 내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문디 CIO의 직설적인 발언은 국내 연기금 공제회 등 업계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주요 CIO들은 "국내 PEF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아직 본격적인 세컨더리 시장이 형성됐다 보기 어렵다"면서도 일부 공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잡코리아(9000억원), 투썸플레이스(8000억원), 해양에너지·서라벌도시가스(8000억원) 등 굵직한 규모의 PEF간 세컨더리 거래가 형성되기도 했다. 바디프랜드 등 현재 출자자모집이 막바지 진행 중인 거래도 있다. 최근엔 국내 PEF인 글랜우드PE가 보유했던 PI첨단소재가 글로벌 PEF인 베어링PE에 매각됐다.

한 공제회 CIO는 "금리가 오르면서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할인율이 오르다보니 주식과 채권가격은 이에 맞춰 조정이 되고 있지만 PEF 보유 자산 등 대체부문에선 가격 조정이 곧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세컨더리 거래의 경우엔 PEF가 인수한 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가 형성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데, 지금 시장 환경에서 이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맞는지 한번 더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연기금 CIO는 "PEF 세컨더리 투자의 장점이 상대적으로 J커브를 겪지 않고도 비교적 단기간에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점"이라며 "다만 해외에서도 세컨더리 펀드가 우후죽순 생기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거래 자산들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다보니 투자 메리트가 점점 떨어져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