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시가 이달 들어 봉쇄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이 펼친 '제로 코로나' 정책은 경제·사회에 미친 영향이 적잖이 컸습니다. 방역을 뒤로 하고 중국은 경제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 방향이 방역 강화에서 경기 부양으로 빠르게 선회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국무원 상무 회의를 주재하고, 심각해지고 있는 경제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시장 주체와 인민대중에게 정부 정책을 알리고, 민생을 현지에서 챙기라고 지시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방역제로 정책'으로 인한 성장률 하락과 고용 충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단 뜻입니다.
국무원은 상무 회의에서 '6방면 33종 경제안정조치'를 조속하게 시행하라고 다그쳤습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인프라 건설프로젝트에 8000억위안(약 150조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입니다.
중국 인민은행과 재정부는 성장을 위해 강도 높은 통화정책도 예고했습니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중국은 기업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되려 금리를 내리는 결단을 한 것입니다.
중국은 최근 급속한 좌경화를 보였습니다. 이에 당과 정부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탈(?)세계화를 완성하고 에너지, 기술, 식량, 군사 부문의 공급망에서 중국이 가진 치명적인 결함을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중앙정부 플랫폼 사업에 대한 규제의 완화와 철도와 교통, 에너지, 수리 건설 등 인프라 관련 대출 확대, 부동산 매입에 대한 모기지 금리 인하 및 지원 확대는 신속히 집행되고 있습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8%로 경제에 주는 파급효과가 큰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는 경기회복의 견인차 구실을 할 전망입니다. 침체를 거듭하던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달부터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거래가 증가하고 가격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소비 저하와 고용 위축으로 경기가 악화했던 중국은 상대적으로 빈곤한 지방 도시와 농촌 지역의 소비 진작을 통해 경제를 살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쌍순환 정책과 결합해 단기간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경제에 의한 성장보다는 정부 정책적 의지로 인한 인위적 성장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얘기입니다.
중국 정부 부양책으로 경기가 2분기를 저점으로 반등에 성공할 경우, 중국 본토와 홍콩의 주식시장도 성장할 전망입니다. 정부 정책의 영향이 직접 미치는 부동산, 건자재, 인프라, 전기차, 배터리 등 수혜 업종이 상승을 견인할 전망입니다. 다만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각종 지표를 봤을 때 추세적 상승은 이르다는 판단입니다.
중국은 이제 봉쇄에서 경기부양으로 이동하는 전환기를 맞고 있음이 분명해 보입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방 관료들에 대한 인사가 마무리되면, 경기 부양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평규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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