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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기간 40년이면 뭐하나…"月 230만원씩 은행에 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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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김경아 씨는 최근 집값이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는 소식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타이밍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A 시중은행을 방문해 대출 금리를 알아보니, 변동금리는 4.27%, 5년 혼합금리는 4.65%였다.

5억원을 40년 만기 혼합금리(4.65%)로 받는다면 매달 내야 할 원리금은 약 230만원이었다.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매달 원리금은 263만원으로 33만원이나 확대된다. 그는 "지금부터 집을 알아보더라도 하반기에 대출을 실행할 때가 되면 이미 금리는 5~6%대가 될 것 같다"며 "매달 내야 할 원리금이 대폭 늘어나는 만큼, 대출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40년으로 확대됐지만,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은 대출받기를 주저하고 있다. 올해 기준금리가 2.5%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담대 금리가 연 8%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점도 부담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대비 5245억원 줄었다. 전체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은행권이 주담대 만기를 40년으로 확대했지만, 높아진 금리에 대출 수요가 확 늘어난 상황은 아니다. 지난달 2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4.048∼6.390%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말(3.6∼4.978%)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약 6개월 사이 상단이 1.412%포인트나 상승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40년 만기 대출이 은행권에 확산하면서,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빌라를 구매하려는 고객들 중심으로 문의는 늘고 있다"면서도 "부동산 거래 자체가 잠잠한 만큼, 대출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짚었다.

기업은행은 주담대 고정금리 기간을 10년까지 확대한 'IBK장기고정주택담보대출'을 5000억원 한도로 판매 중이다. 대출금리는 거래실적에 따라 최고 0.9%포인트 감면금리를 적용할 경우 연 4.25~5.15% 수준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10년 고정금리로 제공하는 혜택인 만큼, 많은 고객들로부터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작년 주담대 대출 열풍이 불었을 때와 비교하면 반응이 폭발적이진 않다"고 밝혔다.

정부는 3분기에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50년 주담대를 내놓을 계획이지만,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대출 수요가 확대되는 데엔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2.5%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한국은행이 7, 8, 10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는 2.5%가 될 것"이라며 "이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중립 금리에 먼저 도달한 뒤 이후 중립 금리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를 판단하겠다고 말한 것은 이전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느껴진다"고 밝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7월과 8월까지 인상이 단행된 후 10월 혹은 11월 경제 체력 뒷받침과 물가 정점 여부를 확인하면서 2.5%까지 인상이 실시될 전망"이라며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현재 물가 전망보다 더 상향위험이 유입될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2.75%에 도달할 가능성도 인정해야 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대출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 후반부엔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로 차주의 대출 수요가 감소하고, 이자 부담으로 인한 차주 건전성이 악화한다"며 "은행권의 가계대출 수요 조사를 보더라도 앞으로 대출 수요 증가세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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