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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장애' 극복해야 내 집 마련 가능합니다[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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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주택 수요자들은 일정 정도의 결정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택이라는 상품을 매입할 때는 고려해야 할 요소도 많고 자산가치가 주변 환경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전 재산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하는 무주택자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사소한 결정에서부터 신중한 것까지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심한 경우 공포를 느끼기도 한답니다. ‘결정장애’를 넘어 ‘선택 공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정을 두려워하고 심지어 공포를 느끼는 심리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때문에 이들은 남에게 의존하려는 성향이 강해집니다. 가끔씩 지인들의 주택 상담을 하는데 결정장애를 가진 분들이 하는 정형화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내가 집을 샀는데 만약 가격이 떨어진다면 당신이 책임지겠느냐”는 말입니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간을 내서 투자 상담을 해주는 것도 감사해야 하는데 내가 왜 책임을 져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처음엔 굉장히 황당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분들을 몇 번 만나보면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책임회피와 의존 성향은 결정장애를 가진 분들 사이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심리입니다. 점심때 메뉴선택에 느끼는 어려움은 맛없는 점심을 한 번 먹으면 그만이지만 내 집 마련에까지 결정장애가 영향을 미친다면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2015년부터 집을 사라고 추천해줬던 한 지인은 아직까지도 선택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지만 궁극적으로는 선택장애에 가깝습니다.

선택장애가 큰 문제가 안될 듯도 보이지만 자산시장에서는 기회비용이 너무 큽니다. 선택을 하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 자산격차입니다. 결정장애의 끝판왕인 결정 회피로 인해 ‘벼락거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하버드 행동심리학 강의’라는 책에 의하면 결정의 딜레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몇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고 권합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선택을 구성하는 지식(정보)들입니다. 다른 선택지는 없는가? 지금 선택지의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했는가? 등입니다.

내가 선택한 지역과 상품이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 가장 최적인 아파트인가를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모든 의사결정에는 제한사항이 존재합니다. 주택거래에서의 대표적인 제한사항은 자금일 겁니다. 현재와 같이 대출 규제가 강하게 적용되는 시기에는 자금을 얼마만큼 보유하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런 제한사항 아래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는 상품을 최대한 섭렵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대안도 살펴야 합니다. 이 아파트를 선택하지 않으면 다른 대안이 있는가? 대안은 지금의 선택지보다 더 좋은가? 등을 평가해야 합니다. SWOT(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분석 등 경영전략의 의사결정 방법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세계 3대 경영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서 발행하는 McKinsey Quarterly가 전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72%의 경영진들이 자신의 결정 중 절반 이상이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절반이라면 의사결정을 아무렇게나 한다고 해도 유사하게 나올 수 있는 결과입니다. 그만큼 선택(결정)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지 않은 선택은 선택을 하지 않는 겁니다. 잘못된 결정이라도 충분한 검토와 판단에 따른 경우에는 설령 잘못된다 하더라도 그 실패의 교훈이 다음 결정과 선택을 성공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자산관리에 있어서도 적용됩니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이런 선택을 자주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며 하루라도 빨리 자산관리에 나선다면 자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결정은 필수적인 생존의 화두입니다. 내 집 마련이나 투자의 세계에서도 이런 논리는 가감 없이 적용됩니다. 한 번의 결정으로 누군가는 성공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삶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선택을 잘하는 분들의 특징은 많은 고민을 하지만 선택을 한 이후에는 자신이 선택한 것, 이미 내린 결정을 믿고 실행하는 데 집중합니다. 이런 분들을 보면서 무시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기 보다는 부럽다는 감정을 느끼길 권합니다. 부러움은 곧 관심이자 목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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