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를 설치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여야가 서로 “우리가 해냈다”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해당 법안이 지역 숙원 사업인 만큼 6·1 지방선거에서 막판 부동층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판단에서다.
여야는 지난 29일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안(강원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일제히 ‘자신의 성과’임을 강조하는 입장문을 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의 강원도 1호 공약 강원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썼다. 이어 “윤 정부와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집권여당과 긴밀한 소통이 가능한 힘 있는 도지사가 절실하다”며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라면 가능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도 본회의 직전 강원 출신인 권 원내대표 등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원특별법은) 12년 전 이계진 도지사 후보가 처음 공약으로 제시했고, 이양수 의원이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제출해 윤 대통령이 강원도 1호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만든 강원특별자치도”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의 성과라고 맞받아쳤다. 이광재 민주당 강원지사 후보는 30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특별자치도법은 도민께 드리는 제 첫째 선물”이라며 “해당 법안은 ‘이광재법’으로 불리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업적을 가로챘다”는 공세도 쏟아졌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강원특별법을 현실로 만든 것은 이광재이고,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이라며 “국민의힘이 이 법을 만든 것처럼 ‘업적 가로채기’하는 것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서영교 의원도 전날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과 김 후보가 이제 와 숟가락을 얹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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