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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찾은 '브로커' 고레에다 "24시간 내내 악한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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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내내 악하거나 선한 사람은 없다는 게 내 철학입니다. '브로커'를 본 후에 인간에 대해 절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게 됐습니다."

영화 '브로커'를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전날 열린 프리미어 상영회 이후 '브로커들을 미화'했다는 외신들의 혹평을 의식한 발언이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통해 만나게 된 사람들이 점차 가족이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를 버린 엄마 소영(이지은), 아기들을 아이가 필요한 부부에게 판매하는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 세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로드무비다.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 소재로 '아기 우편함'을 고르게 된 이유에 대해 "2013년 영화를 준비하며 베이비 박스에 대해 알게 됐고, 한국에도 비슷한 것이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쓴 3장짜리 시나리오는 아이를 파는 브로커와 아이를 버린 엄마가 '유사 가족'이 된다는 간단한 스토리였다"며 "그러다 아이를 둘러싼 두 여성 이야기가 또 다른 한 축을 이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를 버린 엄마(이지은)과 그를 뒤쫓는 경찰 수진(배두나)이 말한다. "버릴 거면 낳지를 말았어야지." 수진은 극중에서 소영과 함께 '어머니'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인물로, 브로커보다 아기를 버린 소영에게 더 분노한다.

고레에다 감독은 "수진과 소영은 비록 각자 다른 차를 타지만 함께 여행하며 어머니가 되어 갑니다"라며 "서로 다른 사람들이 버려진 아이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생각하죠. 그래서 이 영화를 두고 '생명에 관한 이야기'라고 표현했습니다"고 말했다.

다소 무거운 스토리지만, 고레에다 감독은 곳곳에 유머와 코미디 요소를 넣어 극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하지만 외신들은 전날 영화 첫 상영회 후 일부 언론에서는 범죄자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주제가 심각하면 심각할수록 디테일 묘사는 경쾌하게 해 인간이 가진 비애와 웃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송강호라는 배우가 그 역할에 가장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아기 매매상인 상현과 동수는 인신매매를 저지르는 중범죄자지만, 악역으로 그려지지는 않았다.

한편 칸국제영화제는 2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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