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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민간 자율 높인다더니 퇴직 공무원이 규제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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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공무원 상당수를 계약직으로 모셔서 ‘덩어리 규제’ 개혁을 위한 조직을 만들고자 합니다.”

취임 후 연일 규제개혁을 외치고 있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5일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을 방문해 한 말이다. 국무총리실은 조만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규제혁신추진단(가칭)을 조직할 계획인데, 여기에 퇴직한 공무원을 대거 기용하겠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자문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한 총리는 손을 내저었다. 컨트롤타워인 총리실과 함께 ‘실제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부문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개혁 업무에 민간 기업 관계자 대신 공무원 출신을 대거 기용하겠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규제개혁 과정에서 민간의 애로사항보다 공무원과 부처의 논리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규제를 하는 입장이었던 인사들이 당하는 쪽의 어려움을 알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미 부처 차관 등 정부 요직에 퇴직 공무원이 다수 기용된 상황에서 이들의 의존도가 너무 높아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 정부와 대조를 이룬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을 4차산업혁명위원장에, 이재웅 전 쏘카 대표를 혁신성장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혁신과 규제개혁의 얼굴로 내세웠다.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실 산하 민관합동위원회에는 민간 기업 전·현직 CEO를 중용한다는 방침이다. 초대 위원장으로는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1위 반도체 기업을 키워낸 기업 경영 노하우를 국정 운영에 활용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혁신추진단이라고 해서 다른 인사원칙이 적용될 이유가 없다. 경제계에서는 민관합동위에 전·현직 CEO뿐만 아니라 경제단체 전문가들을 대거 참여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공무원 출신들이 개혁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는 필요할지 모른다. 민간 출신보다 현장 공무원을 움직이는 데 용이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민간 기업의 ‘손톱 밑 가시’나 ‘뽑아야 할 전봇대’가 무엇인지 세세히 알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순환보직제 때문에 규제 문제와 관련해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부임 후 1~2년이면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 총리는 규제혁신추진단에 기업단체 관계자들도 포함하겠다고 말했다. ‘퇴직 공무원 상당수’ 이상으로 기업 관계자 다수를 ‘모셔야’ 한다. 그것이 기업이 진짜 필요로 하는 규제개혁에 한 걸음 다가서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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