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1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기념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하나도 남기지 않고 접시를 비운 음식은 어떤 것일까.
롯데호텔은 케이터링을 맡은 이번 한·미 정상 만찬 메뉴에 담긴 이야기를 전했다. 26일 롯데호텔에 따르면 이번 한·미 정상 만찬은 롯데호텔 연회팀과 한식당 무궁화팀 셰프가 담당했다.
롯데호텔은 이번 만찬 메뉴에 대해 셰프들이 제한된 시간 내 가장 한국적인 메뉴에 뜻깊은 행사의 의미를 담을 수 있도록 연구한 결과라도 전했다. 정상 만찬에는 일반적으로 2~3개월의 준비 시간이 소요되지만 이번 만찬 준비 기간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기 떄문이다.
만찬에서는 ‘조화’를 상징하는 산채비빔밥을 비롯해 다양한 메뉴로 양국 화합의 의미를 담아냈다. 전통 한식을 선보이되, 식재료나 조리법에서 한국산과 미국산을 적절히 조화시킨 메뉴들로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식전 먹거리인 전통 전병과 팥음료, 디저트로 제공된 이천 쌀 케이크를 하나도 남기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전채요리로는 흑임자 두부선, 횡성 더덕무침, 금산인삼야채말이 등 전국 각지 제철 음식을 담은 5품 냉채를 준비했다.
이어진 데친 해남 배추에 야채와 해물 등의 소를 넣어 만든 숭채 만두의 경우 양국 간의 상호 존중과 포용의 의미를 담아냈다고 롯데호텔은 전했다.
롯데호텔은 이와 함께 최상급 미국산 갈비를 한국의 전통 방식인 간장소스에 숙성시켜 저온으로 조리한 소갈비 양념구이와 조화와 융합을 상징하는 한국 대표 전통음식인 산채비빔밥 등도 준비했다.
후식으로는 미국산 견과류와 오렌지를 이용한 젤리, 이천쌀을 이용한 쌀 케이크, 오미자 화채를 선보였다.
만찬주로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한국인 소유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레드와인 ‘바소’가 준비됐다. 건배주로는 다섯 가지 맛이 조화를 이루는 오미자로 담근 국산 스파클링 와인 ‘오미로제 결’이 올랐다.
만찬에는 한·미 양국의 정부, 기업, 스포츠·문화계 인사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한·미 장병, 우리 한·미가 공동으로 같이 나란히 싸워서 지난 70년 동안 한반도를 수호했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의 번영을 추구할 수 있었다”며 한·미 동맹의 구호인 ‘함께 갑시다(We go together)’를 외치며 건배를 제의하기도 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