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최초 공식 이민은 1902년 12월 22일 제물포에서 시작됐다. 일본 여객선 겐카이마루(玄海丸)호에 탄 121명의 한국인은 일본 나가사키를 거쳐 1903년 1월 13일 새벽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했다.
일본과 하와이 현지에서 실시된 질병 검사에서 35명이 탈락해 최종 86명이 하와이에 상륙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1905년까지 총 7000여 명이 넘는 한인들이 하와이에 도착했고, 이들은 사탕수수 농장에서 노동으로 고단한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한국인의 이민사 120주년을 맞아 인천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인천시는 사업비 약 20억원을 투입해 세계한인회장대회, 세계한인의날 기념식, 디아스포라 영화제, 이민 120주년 사진전, 해외동포 작가들의 현대미술 전시회 등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이민이 시작된 곳이라는 역사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민 120주년 기념행사는 오는 10월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다. 행사의 주제는 ‘해불양수의 도시, 인천 디아스포라를 품다’로 정했다. 디아스포라는 세계 각지로 흩어져 사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인천시는 세계한인회장대회도 인천에서 열기 위해 주최 기관인 재외동포재단과 ‘이민 120주년 기념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
세계한인회장대회는 매년 10월 세계 한인회장 및 대륙별 한인회연합회 임원(약 74개국 400여 명)을 국내로 초청하는 행사다.
우리나라 공식 첫 이민지역인 하와이에서도 이민 120주년 행사가 오는 12월 20일에 하와이공연센터에서 열린다. 인천에서 출발한 이민 교포들이 역경을 딛고 정착에 성공한 삶의 여정을 조명하는 공연과 사진 전시전이 개최된다. 하와이 교포들이 미국의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같은 공대를 고국에 세우기 위해 성금으로 힘을 보태 설립된 대학이 당시 인하공대다.
이민의 역사와 이주 생활의 애환이 담긴 디아스포라 영화제는 이달 20~24일 인천아트플랫폼과 애관극장에서 열렸다. 차별과 편견 등으로 소외당하는 이민 교포들의 다양성과 관용의 가치를 나누기 위해 기획된 영화제다. 올해는 이런 시대정신을 담은 31개국 63편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영화제 기간에 상영됐다.
사진으로 보는 이민사 전시회도 열린다. 시는 오는 10~11월 한국이민사박물관 등에서 ‘사진으로 보는 디아스포라 120년’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한민족 디아스포라 120년의 모습이 담긴 사진 600점과 영상 30여 점이 선보인다.
이 밖에 해외동포의 거주 국가별 초대 전시전 ‘디아스포라 릴레이 작가전’은 오는 7~10월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린다. 디아스포라 120주년 도서 발간 및 토크콘서트, 디아스포라 120년 영상 제작 행사도 이민 120주년 행사의 주요 사업이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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